- BIS 96차 연차경제보고서(AER)(2026-06) '회복력에서 견고함으로(From resilience to robustness?)' — 2025년 글로벌 경제는 관세 충격을 인공지능(AI) 투자 붐으로 버텼으나, 2026년 2월 말 이란 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에너지 공급 충격 재발
- 4대 압력지점 — ① 인플레 재부상(호르무즈發 공급충격, 플라스틱·비료 30~50% 급등) ② AI 투자 지속가능성(하이퍼스케일러 5곳 2025~26 자본지출 1조 달러+·순환형 파이낸싱) ③ 금융 취약성(사모대출·헤지펀드 레버리지) ④ 재정 악화(평시 사상 최고 부채)
- 챕터 II: 비은행 금융중개기관(NBFI)이 선진국 국가채무 최대 보유자로(2021년 44% → 2025년 53%), 헤지펀드 환매조건부매매(리포)·외환 스왑 130조 달러(2025년 말)가 새 '재정-금융안정 연결고리'의 전이 채널 — 신현송 국장 진단
국제결제은행(BIS)이 2026년 6월 96차 연차경제보고서(Annual Economic Report)를 발간했다. 보고서 인쇄는 6월 22일, 데이터 마감은 5월 29일. 머리말 제목은 '회복력에서 견고함으로?(From resilience to robustness?)'. 지난 1년의 회복력(resilience)을 딛고, 이제 과제는 더 큰 견고함(robustness)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챕터 I·II를 관통한다.
검토 기간 12개월은 두 국면으로 갈린다. 첫 국면은 '놀라운 회복력'. 2025년 미국 관세는 수십 년 만에 다자무역체제에 가한 가장 큰 충격이었지만 실물 피해는 놀랄 만큼 작았다. 글로벌 무역은 2025년 상반기 상품 물량 기준 5% 가까이 증가했고, 연말 글로벌 성장은 관세 이전 기대치에 근접해 마감했다.
Growth held up well in 2025, despite significant headwinds from higher tariffs and geopolitical uncertainty.
BIS는 관세 효과가 상대적으로 억제된 이유를 세 가지로 짚었다. 첫째, 미국 실효 관세율이 2025년 하반기 10%로 안정(발표 최고치 25%+ 대비 크게 낮음). 둘째, 무역 재배열 — 대미 중국 수출 급감을 아시아 역내 대체·환적이 상쇄했고, 중국 고부가 수출은 2025년 13% 성장. 셋째, 미국 기업의 마진 압축 — 관세 영향이 큰 기업들은 비용 상승의 3분의 2가량을 이익 감소로 흡수, 소비자에겐 3분의 1만 전가.
여기에 AI 낙관론이 결정적 순풍이었다. 반도체·데이터센터·전력 인프라 자본지출이 미국에서 급증(하이퍼스케일러 주도)하며 총투자를 끌어올렸고, 아시아 수출로 파급됐다. 2010년 이후 두 배 넘게 오른 주식-소득 비율은 부의 효과로 소비를 뒷받침했다.
그러나 이 회복력은 2026년 2월 말 이란 분쟁으로 곧 시험대에 올랐다. 3월 초 세계 최대 에너지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며 통행이 멈췄다. 원유 흐름이 하루 1,000만 배럴 이상(정상 공급의 13%) 차단됐다 — 1970년대 에너지 위기(8% 안팎)를 능가하는 역사적 규모.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역대 최대인 4억 배럴 전략비축 방출을 단행했지만 호르무즈 손실분의 20일치에 불과했다.
머리말은 앞으로 주목할 압력지점을 네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가 인플레이션이다. 호르무즈 봉쇄 직후 글로벌 헤드라인 인플레는 0.5%포인트 급등했고, 핵심 투입재인 플라스틱·비료 가격이 각각 30%·50% 상승했다. Brent 유가는 2주도 안 돼 67% 급등해 장중 배럴당 120달러 정점을 찍었다.
중동은 세계 해상 액화석유가스(LPG)·비료·헬륨 수출의 3분의 1가량, 해상 유황(핵심 비료 원료)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한국·일본·중국 대만의 석유화학 플랜트는 나프타(원료)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이 동시에 제약받아 가동을 줄였다. 카타르 액화천연가스 시설은 피해로 가동능력이 17% 축소, 완전 복구에 최대 5년 소요 전망. 비료 부족은 파종기를 놓치면 회복이 안 되므로 저소득국 식량안보에 가장 큰 타격이 우려된다.
BIS는 이 인플레 충격이 지속될 수 있는 세 이유를 든다. ① 10% 규모 공급손실은 상당하며 재균형에 시간 소요, ② 공급망 연쇄로 상류 비용상승이 최종재로 전이, ③ 인플레 영향이 충격의 규모·기간에 비선형적으로 확대(선진국 증거상 큰 에너지 충격일수록 물가 민감도 상승).
인공지능(AI)은 향후 10년 생산성을 크게 높일 잠재력이 있다. 과업 단위 연구는 20~50% 시간 절감을 일관되게 보고하나, 총요소생산성 기준 집계 추정치는 장기 시계에서 연 1% 미만으로 보수적이다. 보고서 박스 C는 '변혁적 인공지능'이 실현되면 성장이 지수적으로 가속(노동소득분배율 0 수렴)하는 시나리오와, 자동화가 소비 기반을 잠식하는 '수요 병목(demand bottleneck)' 시나리오를 나란히 제시했다.
단기적으로는 붐의 지속가능성이 문제다. 5대 하이퍼스케일러가 2025~26년 AI 자본지출에 1조 달러 이상을 집행 예정인데, 이는 이들 기업의 이익·잉여현금흐름을 초과해 일부는 차입에 의존한다. 소수 승자가 시장을 독식한다는 인식이 과잉투자 경쟁을 부추기고, 모든 기업을 AI 수익 실망 위험에 노출시킨다. 전력·첨단 반도체·전력망 장비 병목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BIS는 운하 마니아(1830년대)·철도 마니아(1840년대)·1920년대·닷컴 붐의 역사적 부머스트 사이클과 현 AI 붐의 유사성을 지적한다.
인플레가 크게 오르거나 AI 투자가 버스트로 돌아서면, 기존 금융 취약성이 거시 충격을 증폭할 수 있다. 미 대형주 리스크 프리미엄이 팬데믹 이후 압축(투자자 안일)됐고, 미국 주식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글로벌 지수의 64%가량을 차지해 미국발 재평가가 글로벌로 전이될 통로를 만든다.
AI 섹터 파이낸싱의 불투명성이 이를 심화한다. 순환형 파이낸싱(circular financing) — 반도체·하이퍼스케일러가 AI 랩·네오클라우드 지분을 취득하고, 그 대가로 다년 칩·컴퓨팅 구매를 약정해 자본을 다시 매출로 되돌리는 구조 — 이 섹터 자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데이터센터가 장기 계약으로 재임대되고, 같은 자산이 여러 번 담보로 잡히는 위험도 지적됐다. 직접대출펀드는 최근 5년 인공지능·정보기술(IT) 섹터 대출을 4배로 늘려 포트폴리오의 15%가량까지 확대, 리테일 채널로 침투해 환매 압력에 노출됐다.
많은 나라가 제한된 재정여력으로 에너지 위기를 맞았다. 선진국 공공부채가 꾸준히 상승했고, 경기조정 기초재정수지 적자가 2022년 이후 GDP의 평균 1.9%로 이전 20년(1.1%)의 거의 두 배. 신흥국은 더 가파른 악화(2022년 이후 1.8% vs 2000~19년 0.1%).
재정 산술도 불리해졌다. 채권금리와 명목 GDP 성장률의 격차(r-g)가 과거 깊은 음(-)에서 양(+)으로 반전한 나라가 많다 — 명목성장에 기대 부채를 안정시키던 경로가 막혔다는 뜻. 국채-성장률 차가 벌어지고 차환 물량이 고금리로 굴러가며 이자부담이 커진다.
글로벌 금융위기(GFC)와 팬데믹을 거치며 선진국 공공부채가 2차 대전 후 고점에 근접했고, 동시에 국채시장 구조가 크게 바뀌었다. 신현송(Hyun Song Shin) 통화경제국장의 이론적 진단이 진하게 드러나는 챕터다.
비은행 금융중개기관(NBFI)이 선진국 국가채무의 최대 보유주체가 됐다. 이들의 국채 보유 비중은 2021년 44%에서 2025년 53%로 상승(GDP 대비). 반면 양적긴축이 진행되며 자국 중앙은행 보유 비중은 27%→17%, 해외 공공부문은 15%→13%로 하락 — 그만큼 민간 투자자가 흡수해야 할 국채가 늘었다.
특히 레버리지 헤지펀드가 핵심 매개자로 부상했다. 미국 헤지펀드의 국채 익스포저(GDP 대비)는 2022년 이후 두 배 넘게 증가. 이들은 작은 가격차(상대가치 전략)를 노려 고레버리지를 쓰며, 자금은 단기 환매조건부매매(리포)로 조달한다. 미 국채 담보 양자 리포의 70% 안팎(달러)·50% 초과(유로)가 헤어컷 0%로 거래돼, 사실상 담보 시장가치 전액을 차입할 수 있다. 이는 호황기엔 풍부하나 리스크 수용력이 조이면 증발해, 2020년 3월·2025년 4월 스왑 스프레드 청산 같은 급격한 디레버리징·투매를 부른다.
비미국 투자자(자산운용사·연기금·생보)는 달러 자산의 환위험을 단기 외환 스왑으로 헤지한다. 외환 스왑·선도·통화스왑 잔액은 2025년 말 130조 달러가량(2009년 50조가량에서 급증), '기타 금융기관(OFI)' 상대방 부분이 가장 빠르게 성장. 4분의 3가량이 만기 1년 이내라 장기자산을 단기 스왑으로 헤지하는 구조는 환위험을 롤오버 위험으로 바꾼다.
외환 스왑과 리포 시장은 소수 딜러 은행을 통해 촘촘히 연결돼 있다. 외환 스왑이 롤오버되지 않으면 자산운용사가 포지션 청산을 위해 달러를 확보해야 하고, 이는 달러 자금경색을 촉발한다(2020년 3월 사례). 소수 딜러가 헤지펀드 리포 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해, 한 시장의 스트레스가 자금시장·국경을 넘어 빠르게 전파되고 국채금리 압력으로 증폭된다.
BIS는 공공부채가 높을 때 향후 3개월 내 글로벌 금융위기급 스트레스 이벤트 확률이 10배가량 상승(부채 비율 높을 때 3.8% 안팎 vs 낮을 때 0.3% 안팎)한다고 추정했다. 비은행 비중이 높을 때도 크게 상승. 2022년 영국 국채(부채연계투자 강제매도)·2020년 3월 미 국채 현금 확보 쇄도·2025년 4월 금리 변동성이 시장 기능장애가 근본 충격을 넘어 금리를 증폭시킨 사례다.
부채가 높으면 통화정책 전달이 복잡해진다. 금리 인상이 국채 이자지급을 늘려 채권보유자 소득을 키우는 '이자소득 채널'이 긴축의 수요 억제 효과를 부분 상쇄한다. 부채 만기가 길수록 평가(가격 하락) 채널이 강해 통화정책이 강력하고, 만기가 짧을수록 이자소득 채널이 강해 디스인플레 효과가 약해진다. 유로존 실증상 부채가 높은 나라는 긴축의 디스인플레 반응이 약하고 산출 감소가 크다.
BIS는 머리말과 두 챕터 결론에서 정책을 네 축으로 정리한다.
한국은 본문 여러 그래프에 한국(코드 KR)으로 등장한다. 인용 가능한 데이터:
특히 비은행 금융중개기관 매개 국채시장과 외환 스왑·리포 기반 국경간 전이는 한국 국채의 외국인 보유 — 한국은행 외환·유동성 정책 — 환율·자금시장 변동성과 직결되는 채널이다. 신현송 국장이 강조해온 '리스크 테이킹 채널'과 '재무상태표 기반 통화정책 전이' 이론의 연차 보고서판 정리다.
2025년 95차 보고서('갈림길에 선 정책')는 4월 관세를 촉매(catalyst)로 3대 취약성(실물·재정·매크로금융)을 경고했다. 2026년 96차 보고서는 그 위에 관세를 버틴 AI 붐 → 2월 호르무즈 충격 → 인플레 재부상이라는 새 전개를 얹고, 챕터 II에서 '재정-금융안정 연결고리'를 정면으로 다룬다. 외환 스왑 잔액이 2024년 말 111조에서 2025년 말 130조로 늘어난 것도 이 흐름의 연속.
'회복력에서 견고함으로'는 지난 1년의 버팀을 인정하되, 그것이 특정 조건(완화적 금융여건·동조적 금리인하·AI 변혁 기대) 위에 서 있었고 그 조건들이 모두 압력을 받고 있다는 경고다. BIS의 처방은 일관된다 — 재정 지속가능성·명확한 물가안정 의지·금융시스템 전반의 동일위험 동일규제. 이 세 축에서의 규율이 서로의 운신 폭을 넓힌다. 마지막 문장은 '정책 담당자는 취약성과 도전이 악화될 때까지 기다려선 안 된다 — 조기 대응이 미래 충격 앞에서 물가·금융안정·재정지속성 간의 고통스러운 선택을 피하게 한다'로 맺는다.
발간: 2026-06 (BIS 96차 연차경제보고서). 보고서 인쇄: 6월 22일, 데이터 마감: 5월 29일
BIS: '2025년 성장은 관세와 지정학 불확실성이라는 상당한 역풍에도 잘 버텼다' — 세 요인(작은 실효관세·무역 재배열·마진 흡수)이 관세 충격을 완화
미국 실효 평균 관세율 2025년 하반기 10%로 안정(발표 최고치 25%+ 대비). 글로벌 무역은 2025년 상반기 상품 물량 기준 5% 가까이 증가
2026년 3월 초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흐름 하루 1,000만 배럴 이상(정상 공급의 13%) 차단 — 1970년대 에너지 위기(8% 안팎)를 능가. 국제에너지기구(IEA) 역대 최대 4억 배럴 비축 방출은 손실분 20일치
호르무즈 봉쇄 후 글로벌 헤드라인 인플레 0.5%포인트 급등, 플라스틱·비료 가격 각각 30%·50% 상승. Brent 유가는 2주 내 67% 급등해 장중 배럴당 120달러 정점
중동은 세계 해상 액화석유가스(LPG)·비료·헬륨 수출의 3분의 1가량, 해상 유황(핵심 비료 원료)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은 피해로 가동능력 17% 축소, 완전 복구에 최대 5년
5대 하이퍼스케일러가 2025~26년 AI 자본지출에 1조 달러 이상 집행 예정 — 이익·잉여현금흐름을 초과해 일부는 차입 의존
AI 과업단위 생산성 이득은 20~50% 시간 절감으로 일관 보고되나, 총요소생산성 기준 집계 추정치는 장기 시계에서 연 1% 미만으로 보수적
직접대출펀드는 최근 5년 인공지능·정보기술(IT) 섹터 대출을 4배로 늘려 포트폴리오의 15%가량까지 확대 — 리테일 채널 침투로 환매 압력에 노출
선진국 경기조정 기초재정수지 적자가 2022년 이후 GDP의 평균 1.9% — 이전 20년(1.1%)의 거의 두 배. 신흥국은 더 가파른 악화(2022년 이후 1.8% vs 2000~19년 0.1%)
비은행 금융중개기관(NBFI)이 선진국 국가채무 최대 보유주체로 부상 — 국채 보유 비중이 2021년 44%에서 2025년 53%로 상승
외환 스왑·선도·통화스왑 잔액은 2025년 말 130조 달러가량(2009년 50조가량에서 급증), 4분의 3가량이 만기 1년 이내 — 장기자산의 단기 헤지가 환위험을 롤오버 위험으로 전환
미 국채 담보 양자 환매조건부매매(리포)의 70% 안팎(달러)·50% 초과(유로)가 헤어컷 0%로 거래 — 사실상 담보 시장가치 전액 차입 가능, 최대 헤지펀드에 가장 유리한 조건 집중
BIS 추정: 공공부채가 높을 때 향후 3개월 내 글로벌 금융위기(GFC)급 스트레스 이벤트 확률이 10배가량 상승(부채 높을 때 3.8% 안팎 vs 낮을 때 0.3% 안팎). 비은행 금융중개기관(NBFI) 비중이 높을 때도 크게 상승
BIS: '정책 담당자는 취약성과 도전이 악화될 때까지 기다려선 안 된다 — 조기 대응이 미래 충격 앞에서 물가·금융안정·재정지속성 간의 고통스러운 선택을 피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