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BIS)이 2025년 6월 29일 발간한 95차 연차경제보고서(Annual Economic Report)는 글로벌 경제를 '갈림길(at a crossroads)'로 규정했다. 머리말과 챕터 I은 ① 2025년 4월 미국의 광범위 관세로 '눈앞에 보이던 연착륙'이 무산됐고, ② 글로벌 성장은 2025년 2.7%로 하향, ③ 실물·재정·매크로금융 3대 취약성이 충격을 증폭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 챕터 II는 GFC 이후 금융중개의 무게중심이 은행에서 비은행 금융기관(NBFI)으로, 신용 흐름이 민간 차입에서 정부 채무 매입으로 옮겨갔고, 그 결과 FX 스왑 잔액 111조 달러(2024년 말)가 글로벌 금융여건의 국경 간 전이를 좌우하는 핵심 채널이 됐다고 진단했다. 신현송(Hyun Song Shin) BIS 통화경제국장이 챕터 II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
국제결제은행(BIS)이 2025년 6월 29일 95차 연차경제보고서(Annual Economic Report)를 발간했다. 보고서 인쇄는 6월 20일, 데이터 마감은 5월 30일. 머리말 '갈림길에 선 정책: 변화하는 세계의 정책 도전(At a crossroads: policy challenges in a shifting world)'이 챕터 I·II의 메시지를 압축한다.
보고서는 첫 문장을 '글로벌 경제의 연착륙(soft landing)이 갑자기 더 멀게 보인다'로 시작했다. 2024년까지만 해도 인플레이션이 대부분 국가에서 목표치에 수렴하고 글로벌 성장이 3% 초반에 머물렀으나, 2025년 4월 초 광범위 관세 발표 직후 정책 불확실성이 급등하고 금융시장이 흔들렸다.
The soft landing for the global economy that was coming into view suddenly seems more elusive. Long-established trade relationships began to fray as a wave of larger than expected tariff announcements in early April hit the global economy.
'오랫동안 유지된 무역 관계가 4월 초 예상보다 큰 관세 발표의 파장으로 균열되기 시작했다'는 진단이다. 2025년 글로벌 성장 전망은 2.7%로 하향, 2026년에도 소폭 회복에 그칠 것으로 봤다. 하향폭이 가장 큰 곳은 북미와 동아시아 일부.
BIS는 '장미빛 회고 금지'를 명시했다. 글로벌 경제는 관세 충격 이전부터 구조적으로 낮은 생산성 증가, 지속적으로 약한 재정, 거대하고 불투명한 비은행 금융 포지션의 누적이라는 깊은 약점과 씨름하고 있었다는 것. 머리말은 이를 '피할 수 없는 단기 충격을 처리하면서, 동시에 글로벌 경제의 회복력을 위협하는 깊은 구조적 약점을 시야에 두라'는 표현으로 정리했다.
챕터 I의 '교과서 효과(textbook effects of tariffs)' 분석은 명료하다.
그러나 BIS는 '현실 동학은 교과서보다 훨씬 복잡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경제는 '섬들의 집합'이 아니라 공급자·고객·금융중개자가 촘촘히 엮인 거미줄. 가공무역품은 최종 소비자에 도달하기 전에 수많은 단계의 부가가치를 거치므로, 공급망 교란만으로도 인플레이션 상방 서프라이즈가 재현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인플레 surge가 그 사례.
관세 협상 결과가 정착되면 '수십 년 만에 보지 못한 수준'의 관세율이 굳어지고, 출력과 인플레에 '몇 달간 의미있는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BIS는 봤다. 2025년 4월 한때 미국의 대중국 관세 145%, 중국의 대미국 관세 125%까지 격화됐다가 5월 일부 완화됐다.
Box A '무역적자와 관세 — 왜 관세는 부족한가(Trade deficits and tariffs: why tariffs fall short)'는 '관세는 무역수지 개선에 대단히 비효율적이고, 자국 산업 보호에도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실증 결과를 정리했다. 무역수지를 진정으로 좁히려면 재정 통합(fiscal consolidation) 같은 거시정책이 더 효과적이다. 미국 국내총생산(GDP) 1%포인트 재정적자 축소는 무역적자를 0.3~0.5%포인트 축소시킨다는 패널 회귀 결과 제시.
BIS는 충격을 증폭시킬 '쉬운 길'로 세 가지 취약성을 든다.
선진국과 일부 신흥국에서 수십 년째 추세성장률이 하락. 인구 고령화·이주 둔화로 노동공급 능력이 축소되고, 무역 분절은 글로벌 가치사슬의 효율을 깎는다. 결과적으로 필립스 곡선이 가팔라지고 작은 수요 변동도 더 큰 인플레 변동으로 이어진다. 팬데믹 인플레가 가계 인플레 기대치에 흉터를 남겼다는 BIS 자체 서베이(29개국 가계 대상, 2025년 3~4월 실시) 결과도 제시. 향후 12개월 인플레 기대치 평균 8%, 현재 인플레율 2.4%의 3배 이상.
공공부채가 '평시 역사 고점'을 돌파한 국가 다수. 일부 주요 경제는 2024년 GDP 대비 재정적자 6~7%, 향후 몇 년에도 큰 폭 축소 어려움. OECD 고이자 부담국의 평균 이자 지급액은 GDP 대비 2021년 3% → 2024년 4%+ 로 상승, 향후 차환에 따라 추가 상승 압력.
시장 신호도 약해지는 중. 국채-금리 스왑 스프레드가 일본 엔·독일 유로 스왑에서 음(-) 진입 — 미국 instrument를 따라가는 패턴. 주식·채권 상관관계 상승은 '국채의 헤지 자산성'이 약화됐다는 신호. 미국 국채 '편의수익률(convenience yield)'도 하락.
사모대출(private credit) 자산은 2000년대 초 2억 달러에서 2024년 2.5조 달러+ 로 폭증. 작고 부채가 많은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지만 '유명할 정도로 불투명'(notoriously opaque)하다는 게 BIS의 표현.
헤지펀드는 미 국채 시장의 핵심 procyclical 유동성 공급자가 됐다. 헤지펀드의 미 국채 그로스 익스포저는 2024년 발행 잔액의 10% 초과. 환매조건부(repo) 시장에서 헤어컷이 0% 또는 음수로 축소된 거래가 70% 넘는 등 조건이 헐거워지는 게 March 2020 turmoil, 2025년 4월 미 국채 변동성 spike의 배경. 또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머니마켓 펀드(MMF)와 같은 규모로 미 국채를 보유해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이 전통금융에 전이될 통로를 만들었다.
신현송(Hyun Song Shin) 통화경제국장의 학문적 framing이 가장 진하게 드러나는 챕터. GFC 이후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두 가지 구조 변화가 일어났다.
1. 민간 신용 → 정부 채무 매입으로 금융중개 무게중심 이동 2. 은행 → NBFI(연기금·생보·뮤추얼펀드·헤지펀드·사모대출펀드)로 자산 비중 이동. 2009~2023 NBFI 자산 비중 글로벌 GDP의 167% → 224%, 같은 기간 은행은 164% → 177%
그 결과 글로벌 자본 흐름이 '은행 매개'에서 '포트폴리오 매니저 매개'로 바뀌었고, BIS는 이를 '글로벌 유동성의 두 번째 단계(second phase of global liquidity)'로 부른다.
외화 헤지를 담당하는 핵심 도구가 FX 스왑(외환 스왑). 유럽 연기금이 달러 자산을 사면 환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유로를 담보로 달러를 빌리고 미래 시점에 사전 합의된 환율로 되돌려주는 '담보부 차입'.
Despite the full exchange of principal at the end of the contract, accounting convention does not count FX swaps as debt, but as off-balance sheet obligations.
'계약 종료 시점에 원금 전체를 교환하지만, 회계 관행은 FX 스왑을 부채가 아닌 오프밸런스 의무로 잡는다'는 점이 핵심. 2024년 말 FX 스왑·forwards·통화스왑 outstanding 합계 111조 달러, 그중 '다른 금융기관(OFI, 주로 NBFI)' 카운터파티 부분이 가장 빠르게 성장 — 2009년 이후 거의 3배 증가. 약 90%가 한쪽 통화를 달러로 보유, 75%+가 만기 1년 이내.
이는 글로벌 자본의 cross-border 채권 흐름을 가능케 한 인프라이지만 동시에 롤오버 리스크와 자금경색 위험의 원천이다. 비미국 연기금·생보가 보유한 미국 자산 헤지가 단기로 굴러간다는 의미.
전통 통념은 '미국 통화정책이 다른 나라로 전이된다'. BIS는 그 통념을 갱신했다. 국가 간 금융여건 전이의 '쌍방향성'이 강해졌다 — 다른 선진국 발 충격이 미국 금융여건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실증을 제시.
사례: 2024년 8월 일본 엔 carry trade의 부분적 unwinding이 미국 금융여건을 '긴축 방향'으로 끌어당겼다. 일본의 저금리 엔을 빌려 미국 자산에 투자해온 헤지펀드의 포지션 청산이 미·일 양방향 변동성을 동시에 키운 episode. 달러 기반 투자자가 FX 스왑으로 엔을 받아 spot에서 다시 달러로 매도하는 carry 전략이 헤지 없는 short-yen 포지션을 남기고, 엔 강세가 강하게 나타나면 unwind가 강제 청산으로 번진다.
그래도 BIS는 '각국 통화정책이 자국 금융여건 통제력은 여전히 보유'(retains traction)라는 결론. 자국 단기 정책금리 충격은 자국 1년·10년 국채 수익률을 유의하게 움직이고, 미국 spillover 효과보다 큼. 단 신흥국 주가·환율은 미국 금융충격에 더 민감.
한국은 보고서 본문에서 'Other Asian EMEs' 또는 'KR'로 다양한 그래프에 등장한다. 인용 가능한 데이터:
특히 NBFI 매개 글로벌 유동성과 달러 FX 스왑 기반 cross-border 흐름은 한국 국채 시장의 외국인 보유 — 한국은행 외환시장 정책 — 환율 변동성과 직결되는 채널. 신현송 국장이 강조해온 '리스크 테이킹 채널(risk-taking channel)'과 '재무상태표 기반 통화정책 전이' 이론의 연차 보고서판 정리이기도 하다.
BIS는 머리말과 챕터 I 결론에서 정책 권고를 4갈래로 정리한다.
1. 구조개혁 — 시장 경직성 완화, 무역장벽 제거(역내·국경 모두), 공공투자 확대(인프라·국방·AI). EU 역내 무역장벽이 '제조업 45%, 서비스 110% 관세 수준'에 달한다는 IMF 추정 인용 2. 재정 점진 통합 — 부채 안정성 확보 + 성장 친화적 재구성. 점진적 접근이 단기 산출 비용을 최소화 3. 규제·감독 — Basel III 완전 적용 + 'congruent regulation' — 같은 활동·같은 위험·같은 규제. NBFI도 은행 수준의 macroprudential 적용. 일부 국가가 Basel III 시행을 미루는 것을 '단기 이득의 대가가 장기 불안정'이라고 비판 4. 통화정책 — 대칭적 인플레이션 타깃, 유연성, 겸손함 — 단일 baseline에 의존하지 말고 '대안 시나리오'를 정책 소통에 포함. 인플레 기대 de-anchoring 신호엔 '신속·강력하게' 대응
2024년 연차보고서는 NBFI·사모대출 위험을 다뤘고, 2024년 12월 분기보고서는 매그니피센트 7(M7)이 S&P 500의 35%·금·미국 주식이 50년 만의 동시 '폭발 영역'이라는 통계 신호를 냈다. 2025년 6월 95차 연차보고서는 그 위에 '관세'가 trigger로 얹히는 그림을 그린다.
'갈림길에 선 정책'은 BIS의 신호 중 가장 강한 톤. '장미빛 회고 금지'·'잠재 충격 증폭 위험'·'Basel III 완전 적용'·'중앙은행 신뢰 = 통화에 대한 신뢰' 네 표현이 보고서를 관통한다.
신현송 국장이 강조해온 '2단계 글로벌 유동성'(NBFI·FX 스왑 매개) framing이 챕터 II 전체를 짜고, 챕터 I은 그 framing 위에 '관세 + 재정 + 가계 인플레 기대'라는 trigger 들을 얹는다. 한국 매크로 정책 입장에서 가장 의미있는 발신처: 달러 강세든 약세든, NBFI 매개 cross-border 흐름이 한국 국채·외환·KOSPI 변동성을 좌우한다는 채널이 점점 더 중심이 된다는 점.
BIS는 마지막 단락을 '신뢰는 다른 이들이 모일 수 있는 고정점이 돼야 한다'로 맺는다. 통화에 대한 신뢰, 그것이 BIS의 모든 정책 권고의 닻.
발간: 2025-06-29 (BIS 95th AGM 일자). 보고서 인쇄: 6월 20일, 데이터 마감: 5월 30일. 126쪽
BIS: '눈앞에 보이던 글로벌 경제의 연착륙이 갑자기 더 멀게 느껴진다 — 4월 초 예상보다 큰 관세 발표가 파장을 일으켰다'
2025년 글로벌 성장 전망 2.7%, 2026년 소폭 회복. 2025년 시작 대비 약 0.25%포인트 하향
2025년 4월 관세 격화 정점: 미국의 대중국 관세 145%, 중국의 대미국 관세 125% — 5월 일부 완화
BIS 가계 인플레 서베이(29개국, 2025.3~4): 향후 12개월 인플레 기대 평균 8% — 실제 인플레율 2.4%의 3배 이상
BIS: '관세는 부과국엔 공급충격, 수입국엔 수요충격에 가깝다 — 그러나 글로벌 경제는 섬들의 집합이 아니라 거미줄'
OECD 고이자 부담국 평균 이자 지급액: GDP 대비 2021년 3% → 2024년 4% 초과 — 일부 국가는 향후 2년 내 공공부채의 절반까지 차환 필요
NBFI 자산 비중 글로벌 GDP 대비: 2009년 167% → 2023년 224%. 같은 기간 은행 자산은 164% → 177%로 더 적게 증가
사모대출(private credit) 자산: 2000년대 초 2억 달러 → 2024년 2.5조 달러 초과 (BIS: '유명할 정도로 불투명')
FX 스왑·forwards·통화스왑 outstanding 합계 111조 달러 (2024년 말). 약 90%가 한쪽 통화를 달러로, 75% 이상이 만기 1년 이내
BIS: '회계 관행은 FX 스왑을 부채가 아닌 오프밸런스 의무로 잡는다 — 계약 종료 시 원금 전체를 교환하는데도'
헤지펀드의 미 국채 그로스 익스포저: 미 국채 발행 잔액의 10% 초과. 비중앙청산 양자 repo의 70%+가 헤어컷 0%로 거래
2024년 8월 엔 carry trade 부분 unwinding이 일본 → 미국 금융여건을 긴축 방향으로 spillover. cross-border transmission이 '쌍방향' 강화
BIS: '신뢰는 다른 이들이 결집할 수 있는 고정점이 돼야 한다 — 통화에 대한 신뢰를 포함해'
미국 GDP 1%포인트 재정적자 축소는 무역적자를 0.3~0.5%포인트 축소. 관세보다 재정정책이 무역수지 개선에 더 효과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