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BIS)이 2025년 4월 발간한 워킹페이퍼 No 1257은 유로존 신용 등록부(AnaCredit) 데이터로 통화정책 긴축과 거시건전성 정책(자본 버퍼 인상)이 동시에 적용된 2022~23년 '이중 긴축(double tightening)' 국면을 분석했다. 1,959개 은행과 400만+ 기업 패널에서 평균 은행은 자본 버퍼 인상에 대출을 추가로 줄이지 않았지만, 자본 여유가 가장 적은 '자본 제약(capital-constrained)' 은행은 기존 신용관계 대출을 1.3~1.8%p 추가 축소했고, 신규 은행-기업 관계 형성 확률은 2.5~4.4%p 낮았다(better-capitalized 은행 대비). 자본 제약 은행은 정책금리 인상의 차주 전가도 망설였고(관계금융·좀비대출 가능성), 대신 LTV를 낮추고 상업용 부동산(CRE) 담보를 줄이며 위험 회피로 돌아섰다. 결론: 통화·거시건전성 정책을 함께 캘리브레이션할 때 '정책 간 상호작용'과 '은행 이질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이 2025년 4월 발간한 BIS Working Paper No 1257은, 유로존이 경험한 '사상 최고 속도의 금리 인상(2022년 7월~2023년 9월, +400bp)'과 그 직전부터 진행되던 '자본 버퍼 요건 인상' 물결이 겹친 '이중 긴축' 국면을 분석한다. 저자는 ECB 거시건전성·금융안정 담당 이코노미스트 두 명(Markus Behn, Alessio Reghezza), 예일대 Stijn Claessens, BIS 통화경제국 부국장 Leonardo Gambacorta다.
전통 정책 프레이밍(framing)은 틴버겐 원칙: '각 정책 도구는 가장 효과적인 목표에만 적용하라'. 통화정책은 물가, 거시건전성은 금융안정. 그러나 두 정책이 '상호작용(interaction)'하거나 '스필오버(spillover)'를 일으킬 때 어떻게 캘리브레이트(calibrate)해야 하는가는 정책 실무의 큰 공백.
The interactions between monetary policy and macroprudential policies have become central to ongoing policy discussions and actions.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의 상호작용은 진행 중인 정책 논의와 행동의 중심이 됐다.' 그러나 그동안 미시 데이터·은행 단위 이질성을 모두 반영한 분석은 부족했다.
저자가 활용한 핵심 세팅(setting)은 두 가지가 '동시에·예상 못하게' 일어난 점이다.
1. 거시건전성 패러다임 전환 — 팬데믹 후 많은 유로존 국가가 자본 버퍼 요건을 '경기 사이클 대응'이 아니라 '외생 충격(팬데믹·전쟁) 대비'로 인상. '양(+)의 중립 경기대응완충자본(positive neutral CCyB)' 흐름. 이는 거시건전성 정책의 내생성(endogeneity) 문제를 크게 완화 → 식별이 가능해진다. 2. 예상 못한 통화 긴축 — 2022년 1월까지 시장은 저금리·심지어 마이너스 금리 지속을 예상. 6월 시점에도 소폭 인상 전망. 그러나 2022년 7월부터 12개월간 약 400bp 인상, 2023년 9월 정점.
두 정책이 '서로 모르고 동시에 강해진' 환경 → 거시건전성 인상이 통화 긴축을 '안다 보고' 캘리브레이트한 것이 아니므로 식별 전략이 깨끗하다.
핵심 가설은 두 갈래.
자본 버퍼 충분한 은행은 인상된 요건을 흡수할 여력이 있다(이미 2024년 Behn et al. 논문에서 확인). 따라서 '현 자본비율 - 규제요건 = 자본 여유(capital headroom)'가 좁은 은행(제3분위 하단)만 추가로 위축(contraction)을 보여야 한다.
신규 대출은 재량적 결정이고, 빠르게 오르는 금리 환경에서 신청하는 차주는 '더 위험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기존 관계의 갱신·롤오버(rollover)는 '관계금융'이나 '좀비대출(zombie lending)'(Albuquerque & Mao, 2023)일 수 있어 빠르게 줄이기 어렵다. → 신규 관계 위축이 더 클 것.
금리 급등 + 자본 버퍼 인상 환경에서 은행은 디폴트 리스크 상승을 인식해 더 '보수적' 대출로 전환. LTV 하락, 상업용 부동산(CRE) 담보 회피, 유동 담보 선호가 나타날 것.
ECB 'AnaCredit'(Analytical Credit Datasets)은 유로존 전역 €25,000 이상 기업 대출을 통일 기준으로 모은 신용 등록부. ECB Supervisory Banking Data와 결합해 1,959개 은행 × 400만+ 기업 × 2021Q1~2023Q4. 통화 긴축이 2022년 7월 시작이므로 '전(6분기) vs. 후(6분기)' 균등.
Khwaja-Mian (2008) 방법론으로 '여러 은행과 거래하는 기업'을 표본으로 좁혀 '신용 수요 충격'을 '기업×시간(firm × time)' 고정효과로 흡수, 순수 '공급(은행 측) 효과'를 식별한다. '산업×지역×규모×시간(industry × location × size × time, ILS×t)' 고정효과(fixed effects) 표준 적용.
Following a 1 percentage point increase in capital buffer requirements, these more capital-constrained banks reduced lending by about 1.3 to 1.8 pp for existing credit relationships compared to their better-capitalized peers and were 2.5-4.4 pp less likely to establish new bank-firm relationships during the monetary tightening cycle.
자본 버퍼 요건 1%p 인상 시, 자본 제약 은행은 ① 기존 신용관계 대출이 1.3~1.8%p 추가 감소(자본 충분 은행 대비), ② 신규 은행-기업 관계 형성 확률이 2.5~4.4%p 더 낮음. 외연 마진 효과(2.5~4.4%p) > 내연 마진 효과(1.3~1.8%p) — 가설 H2 확인.
저자는 이 효과의 '경제적 크기'를 '이중 긴축이 자본 제약 은행에 가한 총 위축 효과의 약 1/4'로 추정한다. 통화 긴축 기간 중 '자본 제약 은행 + 거시건전성 강화 동시 적용' 그룹 평균 대출은 직전 대비 2.1%p 위축됐는데, 이 중 0.5%p(24%)가 '버퍼 요건 인상의 직접 기여'.
자본 제약 은행은 정책금리 인상을 차주 대출 금리에 '덜 전가'했다. 기대와 반대로 보이지만, 저자 해석은 두 갈래.
동시에 자본 제약 은행은 '위험 회피'로 돌아섰다.
중요한 강건성 검증(robustness): '자본 제약 은행에서 빌리던 기업이 다른 은행에서 그만큼 빌릴 수 있었는가?'
저자는 '고노출(High Exposure)' 기업(이중 긴축 직전인 2022Q2 시점에 자본 제약 + 버퍼 인상 은행에서 신용 50% 이상 차입)을 정의해 이중 긴축 기간 동안 총 차입(모든 은행 합산)이 더 크게 위축됐음을 확인. 즉 다른 은행으로 갈아타는 '대체(substitution)'가 충분히 일어나지 않았다 — 신용 위축이 '매크로 수준 결과'로 확장된다.
저자가 결론(섹션 5)에서 명시한 함의는 다음으로 정리된다.
1. 평균 은행 효과만 보면 '이중 긴축'의 추가 위축은 보이지 않는다 — 그러나 자본 제약 은행을 따로 떼면 명백히 위축됨. 정책 캘리브레이션 시 은행 이질성을 반드시 모형화 2. 자본 제약 은행의 금리 전가 망설임 = '좀비대출 채널' — 통화 긴축 효과의 누수 경로일 수 있다는 점을 주목 3. 위험 회피 행동(LTV·CRE 회피)은 거시건전성 '양의 외부성(positive externality)' — 의도된 효과. 단 신용 가용성 축소와 상충(trade-off) 4. 외연 마진(신규 관계) 위축이 가장 크다 — 신생·중소기업 신용 접근성에 가장 큰 영향. 한국에서도 '신규 차주'의 신용 위축이 가장 먼저 나타날 채널
Our analysis shows that when calibrating monetary and macroprudential policies, it is crucial to account for the effects of policy interactions and the role of bank heterogeneity.
한국은 2026년 현재 '가계부채 디레버리징'과 '상업용 부동산(CRE) 부실'이 주된 금융안정 리스크. 한은은 2024~25년 점진적 금리 인하 사이클에 들어갔고, 금융위·금감원은 LTV·DSR·스트레스 DSR을 단계적으로 인상해왔다. BIS WP 1257이 한국에 주는 직접 시사점은 다음.
BIS 분석은 '이중 긴축'이지만 거울 이미지로 '이중 완화'(금리 인하 + 거시건전성 완화)도 같은 매커니즘. 한국은 '금리 인하 + DSR 강화' 조합 → 금리 인하의 자극 효과가 자본 여유 작은 '제2금융권·인터넷전문은행'에서 더 많이 누수될 수 있다는 가설로 확장 가능.
BIS 분석에서 CRE 담보 비중 1~2%p 하락은 '자본 충분 은행에서도 일어났다'. 한국 PF 부실 위험과 비슷. 한국 시중은행이 PF 익스포저를 자발적으로 줄이는 행동은 자본 규제 강화와 시장 위험 인식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저자가 지적한 '관계금융 / 좀비대출'은 한국 한계기업 비중 상승(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기업, 2024년 17%대) 흐름과 직결. 자본 제약이 큰 은행이 한계기업의 부실 인식을 미룬다면 거시건전성·통화 긴축의 효과는 누수된다.
2.5~4.4%p의 신규 관계 형성 위축이 가장 큰 효과. 한국에서 은행 신용평가가 보수적으로 돌아설 때 가장 먼저 영향받는 곳은 '신규 거래 신청 자영업·중소기업'. 정책금융(신보·기보·중진공)이 보충해야 할 영역과 정확히 겹친다.
BIS의 거시건전성·금융안정 시리즈에서 본 paper는:
BIS는 일관되게 '바젤 III 완전 적용 + 은행 이질성 인식 + 정책 상호작용 모형화'를 강조해왔고, 워킹페이퍼 1257은 이를 유로존 미시 데이터로 가장 정밀하게 뒷받침한 논문이다.
한국형 AnaCredit이 없다는 점이 한계. 한은·금감원이 보유한 신용정보원·가계부채DB·기업부채DB를 결합해 동일한 분석을 수행하면, '한국판 이중 긴축 가설'(2022~23 한은 인상 + DSR 강화 동시 적용)을 검증할 수 있다. 한은 경제연구원(BOK Economic Research Institute)의 후속 연구 과제로 적합(fit)하다.
발간: 2025-04-10. BIS Working Paper No 1257. Markus Behn(ECB), Stijn Claessens(Yale), Leonardo Gambacorta(BIS), Alessio Reghezza(ECB)
저자: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의 상호작용은 진행 중인 정책 논의·행동의 중심이 됐다'
데이터: AnaCredit(유로존 신용 등록부, 25,000유로 이상 모든 기업 대출), 1,959개 은행 × 400만+ 기업, 2021Q1~2023Q4
식별 전략: 통화 긴축이 '예상 못한' 사건. 2022년 1월까지 시장은 저금리 지속 예상. 7월 시작 후 12개월간 약 400bp 인상, 2023년 9월 정점
핵심 결과: 자본 버퍼 요건 1%p 인상 시 자본 제약 은행의 기존 신용관계 대출 1.3~1.8%p 추가 감소, 신규 은행-기업 관계 형성 확률 2.5~4.4%p 감소(자본 충분 은행 대비)
평균 은행 기준: 자본 버퍼 인상은 통화 긴축 기간 추가 대출 위축 효과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음'. 은행 이질성을 반드시 모형화해야 효과가 보임
경제적 크기: 자본 제약 + 버퍼 인상 그룹 평균 대출 2.1%p 위축 중 0.5%p(24%)가 버퍼 요건 인상의 직접 기여
저자: '자본 여유 작은 은행은 정책금리 인상을 차주에 덜 전가했다 — 관계금융 또는 좀비대출의 가능성을 시사'
위험 회피 결과: 자본 버퍼 1%p 인상 시 신규 대출 LTV 4.5%p 하락 (자본 제약 은행). 상업용 부동산(CRE) 담보 사용 확률 1.3~2.1%p 감소
CRE 담보 회피는 '업권 전반' 효과(자본 충분 은행도 동일). 유동 담보 의존도 상승도 모든 은행에서 일관되게 나타남
기업 단위 검증: 자본 제약 은행에서 50%+ 차입한 'High Exposure' 기업의 총 차입이 이중 긴축 기간 더 크게 위축. 다른 은행으로의 substitution 부족
저자 결론: '통화·거시건전성 정책 캘리브레이션 시 정책 상호작용과 은행 이질성 모두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JEL: E5(통화정책), E51(통화공급·신용), G18(정부정책·규제), G21(은행). Keywords: bank lending, risk-taking, macroprudential policy, monetary poli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