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BIS)이 2026년 3월 25일 발간한 워킹페이퍼 1340호 '스테이블코인 흐름과 외환시장 파급(Stablecoin flows and spillovers to FX markets)'은 USD 페그 스테이블코인 4종(USDT·USDC·DAI·BUSD)과 27개 법정통화 데이터를 분석해 '스테이블코인 → 전통 외환시장' 인과관계를 처음으로 정량화했다. 핵심 결과: 스테이블코인 순유입이 외생적으로 1% 증가하면 '패리티 격차(parity deviation)'가 40bp 확대되고, 자국 통화가 5bp 절하되며, 단기 달러 프리미엄(CIP 이탈)이 5~10bp 벌어진다. 신흥국·자본통제국에서 효과가 가장 크고, 중개기관 자본이 줄어들면 효과가 비선형으로 증폭된다.
국제결제은행(BIS)이 2026년 3월 25일 발간한 워킹페이퍼 1340호 '스테이블코인 흐름과 외환시장 파급(Stablecoin flows and spillovers to FX markets)'은 BIS 통화경제국 이냐키 알다소로(Iñaki Aldasoro)와 IMF의 파울라 벨트란(Paula Beltrán)·페데리코 그린버그(Federico Grinberg) 공동 저작이다. 64개 중앙집중식 거래소(CEX)의 USD 페그 스테이블코인 4종(USDT·USDC·DAI·BUSD)과 27개 법정통화 일일 데이터(2021.1~2025.11)를 사용해, '크립토 기반 외환시장'이 전통 외환시장에 미치는 인과적 파급을 처음으로 정량화한 논문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거의 전부 미국 달러에 페그돼 있다. 그런데 BIS가 데이터를 보니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More than 70 percent of cumulative net inflows from fiat currencies into stablecoins originate from non-USD currencies.
'법정통화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흘러 들어온 누적 순유입의 70% 이상이 비미국달러 통화에서 발원했다'는 뜻이다. 즉, 대부분의 스테이블코인 거래는 본질적으로 외환 환전(FX conversion)을 동반한다. 신흥국 사용자가 자국 통화로 USDT를 사는 순간, 그것은 'USD를 사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전통 외환시장과 평행하게 운영되는 '크립토 기반 FX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신흥국 투자자가 USDT를 손에 넣는 데는 두 가지 경로가 있다.
시장이 마찰 없이 통합돼 있다면 '일물일가의 법칙'에 따라 두 경로의 비용이 같아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차이가 난다. 이 격차를 BIS는 패리티 격차로 정의한다. 이 값이 1보다 크면 직접 경로가 비싸다는 뜻이고, 1보다 작으면 그 반대다.
결과는 충격적이다. 거시 불안정 국가일수록 격차가 크다.
반면 미국 달러(USD) 자체는 평균 0.05%, 홍콩달러(HKD) 0.20% 정도로 격차가 거의 없다. 자본통제 국가, 고인플레이션 국가에서 격차가 폭증하는 패턴이다.
단순 회귀분석은 '역인과(reverse causality)' 문제를 푼다. 자국 통화가 약세가 예상되니까 자본도피 차원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매수하는 것이라면, 인과 화살표가 반대 방향이다.
BIS는 가비스–코이옌(Gabaix and Koijen, 2024)의 세분화 도구변수(Granular Instrumental Variable, GIV) 기법을 적용했다. 다른 통화의 특이적(idiosyncratic) 충격에서 글로벌 공통 요인을 제거한 '잔차'를 도구변수로 사용해, 자국 수요와 무관한 외생적 흐름 변화를 식별했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A one percent shock to net stablecoin inflows raises parity deviations by approximately 40 basis points (bp), depreciates the local currency by 5 basis points, and widens the short-term dollar premium by 5-10 basis points.
'스테이블코인 순유입에 1% 외생 충격이 들어오면 패리티 격차가 약 40bp 확대되고, 자국 통화는 5bp 절하되며, 단기 달러 프리미엄(CIP 이탈)이 5~10bp 벌어진다'는 뜻이다. '3종 세트' — 패리티 격차 확대, 통화 절하, 달러 합성 펀딩 비용 상승 — 이 동시에 발생한다.
BIS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분절 차익거래(segmented arbitrage)' 모델을 세웠다. 가정은 단순하다.
중개기관이 스테이블코인 포지션을 늘리면 스왑 공급의 한계 비용이 올라가고, CIP 이탈이 확대(달러 프리미엄 상승)된다. 합성달러가 비싸지면 현물 달러 매수가 늘어 자국 통화가 절하된다. 세 효과가 한 번에 발생하는 이론적 근거다.
BIS는 모델 모수를 추정한 뒤 가상 실험을 돌렸다. 결론은 명확하다.
교차 시장 마찰(cross-market frictions)이 파급의 1차 결정 요인이다. 이 비용을 절반으로 줄이면:
반대로 자본통제가 강한 환경(높은 Γ×)으로 가면 CIP 파급이 2배 이상으로 확대된다. 자본 개방이 '파급 증폭기'로 작용한다는 것은 신흥국 정책 당국에 '딜레마'를 던진다.
정태 모형은 평상시 효과를 잡는다. 그러나 스트레스 국면에서는 효과가 폭증한다.
중개기관 자본이 손실로 줄어들면 위험 감내 능력이 떨어지고, 추가 충격에 더 크게 반응한다. 2022년 5월 테라/루나 붕괴처럼 환매 마찰과 흐름 충격이 동시에 오면, 기준선 파급의 '몇 배'로 부풀 수 있다.
Adverse shocks deplete intermediary capital, reducing risk-bearing capacity and amplifying subsequent price responses.
'역방향 충격은 중개기관 자본을 고갈시키고, 위험 감내 능력을 줄이며, 후속 가격 반응을 증폭시킨다'는 뜻이다.
BIS 결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파급 비율(spillover ratio)'이 약 0.15로 추정됐다. 즉 스테이블코인 가격 압력의 약 1/6이 합성 달러 펀딩 비용으로 전이된다. 이는 크립토 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은행·기업·국가도 영향받는다는 뜻이다.
1)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 대한 건전성 규제. 자본 버퍼, 준비금 유동성 의무, 단일 통화 노출 한도 등을 도입하면 파급 채널을 '원천에서' 줄일 수 있다.
2) 거시건전성 감독 편입. 신흥국 통화 안정 책임을 진 정책 당국은 스테이블코인 시장 모니터링을 거시건전성 감독 체계에 통합해야 한다. 전이 메커니즘이 전통 FX 스왑 시장과 같은 중개기관 균형 시트를 통과하기 때문이다.
비대칭이 흥미롭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접근을 '쉽게' 하는 정책(규제 명확성, 온오프램프 인프라 개선)은 전통 FX 시장을 불안정화시키지 않으면서 패리티 격차를 줄인다. 반면 모든 달러 펀딩 채널의 차익거래 제약을 강화하면 교차 시장 전이가 오히려 증폭될 수 있다.
표 1은 한국 원(KRW)에 대한 흥미로운 정보를 담고 있다. 4개 거래소에서 USDT/KRW 페어가 거래되며, 2025년 2분기 일평균 거래량 1억 2,373만 달러, 연환산 변동성 11.50%, 패리티 격차 평균 2.51%, 최대 10.53%다. 한국은 USD를 제외하면 거래량 2위(EUR과 비슷)이지만, 패리티 격차는 EUR(평균 0.31%)의 약 8배다. 자본 개방도와 김치 프리미엄을 포함한 '크립토 프리미엄' 구조가 결합된 결과로 보인다.
BIS의 이 논문은 '스테이블코인이 변두리 현상이 아니다'를 학술적으로 못 박는다. 4개 USD 페그 코인의 시장이 27개국 중앙은행의 통화 안정 책무에 직접 연결돼 있고, 그 연결고리는 균형 시트 제약 중개기관이다.
앞으로 시장이 성숙할수록 '파급 비율'이 어떻게 진화할지가 핵심 지표다. BIS는 이 비율을 '크립토–전통 FX 통합도'의 게이지로 추적하라고 권고한다. 거시·금융 안정의 새 대시보드 항목이 추가된 셈이다.
BIS WP 1340 (2026.3.25) — Iñaki Aldasoro·Paula Beltrán·Federico Grinberg 공저, USD 페그 스테이블코인 4종(USDT·USDC·DAI·BUSD)과 27개 법정통화 분석
BIS: '법정통화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의 누적 순유입의 70% 이상이 비달러 통화에서 발원' — 평행 외환 생태계 형성
인과 추정: 스테이블코인 순유입 1% 외생 충격 → 패리티 격차 +40bp, 자국 통화 -5bp 절하, 단기 달러 프리미엄 +5~10bp
데이터 범위: 64개 중앙집중식 거래소(CEX, Binance·Coinbase·Kraken 등), 일일 데이터, 2021.1~2025.11
한국 원(KRW)/USDT: 2025Q2 일평균 거래량 1억 2,373만 달러(USD 다음 2위), 연환산 변동성 11.50%, 패리티 격차 평균 2.51%·최대 10.53%
거시 불안정 국가 패리티 격차 폭증: 인도 루피(INR) 평균 4.83%, 나이지리아 나이라(NGN) 4.54%, 폴란드 즈워티(PLN) 최대 40.94%
반사실 분석: 교차 시장 마찰을 절반으로 줄이면 CIP 파급이 약 50% 감소, 자국 통화 절하 효과는 약 1/3 감소
BIS: '역방향 충격은 중개기관 자본을 고갈시키고, 위험 감내 능력을 줄이며, 후속 가격 반응을 증폭시킨다' — 비선형 증폭 채널
자본 통제 환경: 자본 통제가 강한 환경에서는 CIP 파급이 2배 이상 확대 — 자본 개방이 '파급 증폭기'로 작용
추정 파급 비율(spillover ratio) 약 0.15 — 스테이블코인 가격 압력의 약 1/6이 합성 달러 펀딩 비용으로 전이
정책 시사점: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 대한 자본 버퍼·준비금 유동성 의무·단일 통화 노출 한도 도입 권고, 거시건전성 감독에 편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