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2026년 2월 6일 공개한 워킹페이퍼 2026/023(저자 알부케르크·세루티·피라트·카게러)은 거시건전성 정책(Macroprudential Policy) 강화 시 '같은 뱅킹그룹 안에서 은행 자회사 대신 비은행 자회사(NBFI)가 대출을 늘려 규제 효과의 절반 이상을 상쇄'한다는 사실을 데이터로 입증했다. 27개국·963개 뱅킹그룹의 신디케이트 대출(Syndicated Loan) 자료를 2005년 1분기부터 2023년 4분기까지 분석한 결과, 거시건전성 1표준편차 강화 시 은행 자회사 대출은 1.0% 줄지만 NBFI 자회사 대출은 같은 그룹 은행 대비 2.0%, 절대 기준 1.0% 늘어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6년 2월 6일 워킹페이퍼 '비은행에 의지하기(Banking on Nonbanks)'를 공개했다. 분류 번호는 WP/2026/023, 저자는 IMF의 브루노 알부케르크(Bruno Albuquerque)·에우헤니오 세루티(Eugenio M. Cerutti)·멜리흐 피라트(Melih Firat)·베네딕트 카게러(Benedikt Kagerer)다.
페이퍼의 출발점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한 가지 사실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여 년간 거시건전성 정책(Macroprudential Policy, MaPP)이 은행 부문에 강화돼왔지만, 같은 기간 비은행 금융중개기관(Non-Bank Financial Intermediaries, NBFI)의 비중은 글로벌 금융자산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커졌다. 둘이 무관할까? 알부케르크 외 4명은 '같은 뱅킹그룹 안의 은행과 비은행 자회사 사이 대출이 어떻게 재배분되는가'를 직접 추적해 답을 찾았다.
페이퍼의 핵심 발견은 '그룹 내 재배분 채널(intra-group reallocation channel)'이다. 거시건전성 정책이 강화되면:
그 결과 신디케이트 대출 시장에서 '거시건전성으로 줄어든 은행 대출의 절반 이상이 같은 그룹의 NBFI 대출 증가로 상쇄'된다. 저자들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Banking groups offset, on average, more than half of the contraction in bank lending induced by macroprudential tightening by 'banking on' their nonbanks.
페이퍼의 신뢰도는 데이터 규모에서 나온다.
이 식별 전략의 핵심은 '같은 차주가 같은 시점에 같은 그룹 은행과 NBFI 양쪽에서 빌렸을 때, 어느 쪽이 더 빌려줬는가'만 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차주 신용 악화'나 '경기 변동'이라는 외생 요인을 통제할 수 있다.
페이퍼의 정책 함의는 명확하다. '은행만 규제하는 거시건전성 정책'은 의도한 효과의 약 절반밖에 거두지 못한다. 나머지 절반은 '같은 뱅킹그룹의 비은행 자회사로 풍선처럼 옮겨가는 신용 공급'으로 새고 있다.
저자들은 이 현상을 단순한 '규제 회피(regulatory arbitrage)'가 아니라 '규제 누수(regulatory leakage)'라고 부른다. 회피는 의도적 우회지만, 누수는 그룹 구조상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 그룹 본사 입장에서는 자본·리스크 가중치가 높은 은행 자회사보다 NBFI 자회사로 대출 자산을 옮기는 게 합리적이다.
페이퍼는 한 가지 부수적 발견을 강조한다. 그룹 내 재배분이 일어나는 만큼, '은행과 비은행 간 상호연결성(bank-nonbank interconnectedness)'도 함께 커진다.
The findings highlight an important intra-group reallocation channel through which banking groups can partially offset regulatory constraints and result in greater bank-nonbank interconnectedness.
비은행이 신용 위험을 떠안고 부실화되면, 같은 그룹 은행이 '평판 리스크(reputation risk)'나 '자본 지원 의무(implicit support)'를 통해 결국 그 손실을 흡수한다. 이는 2008년 SIV(Structured Investment Vehicles)·콘듀잇(Conduit)이 위기 시 모은행 대차대조표로 다시 들어왔던 패턴의 재판이다. 거시건전성 정책이 은행만 보고 비은행을 놓치면, 위기 시 '숨겨진 익스포저'가 한꺼번에 드러난다.
한국에도 직접적 함의가 있다. 한국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모두 은행 외에 캐피탈·증권·자산운용·투자회사 등 NBFI 자회사를 보유한다. 한국은행·금융위원회의 거시건전성 도구(LTV·DSR·외환건전성)는 주로 은행 부문을 겨냥하지만, 알부케르크 외의 분석은 '같은 그룹 NBFI 자회사로 대출이 옮겨갈 가능성'을 경고한다.
실제로 2022~2023년 한국 부동산PF·여전사·증권사 부실 사례에서 일부는 같은 금융지주 산하 캐피탈·증권사가 은행 대신 위험 자산을 떠안는 패턴을 보였다. 거시건전성 정책의 '그룹 연결재무제표 단위 평가'로 진화할 필요성을 IMF가 데이터로 뒷받침한 셈이다.
글로벌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 연준·영란은행·ECB가 모두 '비은행 시스템 위험'을 핵심 의제로 다루고 있는 가운데, 알부케르크 외의 페이퍼는 그 위험이 '별개 부문이 아니라 뱅킹그룹 내부에서 자라고 있다'는 점을 정량화했다. 거시건전성 2.0의 시작점이다.
IMF 워킹페이퍼 2026/023 '비은행에 의지하기(Banking on Nonbanks)' 2026년 2월 6일 발간 — 저자: 브루노 알부케르크(Bruno Albuquerque)·에우헤니오 세루티(Eugenio M. Cerutti)·멜리흐 피라트(Melih Firat)·베네딕트 카게러(Benedikt Kagerer), 모두 IMF
저자 핵심 발견: '뱅킹그룹은 평균적으로 거시건전성 강화로 줄어든 은행 대출의 절반 이상을 자기 그룹의 비은행 자회사를 통해 상쇄한다'
핵심 정량 결과: 거시건전성 정책 1표준편차 강화 시 은행 자회사 대출은 1.0% 감소, NBFI 자회사 대출은 같은 그룹 은행 대비 2.0%, 절대 기준 1.0% 증가
데이터 규모: 27개국 963개 뱅킹그룹의 신디케이트 대출 거래를 2005년 1분기부터 2023년 4분기까지 약 19년치 분석
저자 시스템 위험 경고: '이 발견은 뱅킹그룹이 규제 제약을 부분적으로 상쇄할 수 있는 중요한 그룹 내 재배분 채널을 보여주며, 그 결과 은행-비은행 상호연결성이 더 커진다'
식별 전략: 같은 차주가 같은 분기에 같은 뱅킹그룹의 은행 자회사와 NBFI 자회사 양쪽에서 빌린 대출만 비교해 차주 수요·경기 변동 등 외생 요인을 통제
정책 함의: 은행 부문만 겨냥하는 거시건전성 정책은 의도한 효과의 약 절반밖에 거두지 못하며, 나머지는 같은 그룹 비은행 자회사로 누수. 거시건전성 2.0은 뱅킹그룹 연결 단위로 평가해야 한다는 메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