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의 켈시 오플래허티(Kelsey O'Flaherty) 연구위원이 2026년 1월 발표한 FEDS 워킹페이퍼는 '개별 가구가 체감하는 식료품 인플레이션은 평균값보다 훨씬 큰 격차를 보였다'고 진단한다. 5만 개 소매점 스캐너 데이터(barcode 기반 판매 자료)와 6만 가구 패널을 결합 분석한 결과, 가구별 식료품 인플레이션 사분위 범위(IQR)는 2019년 1.4%p에서 2022년 4.0%p로 거의 3배 확대됐다가 2023년 1.6%p로 축소됐다. 가구들은 제품 대체(substitution)로 충격을 거의 상쇄하지 못했고, 2022년 90분위 가구는 동일한 만족을 얻기 위해 1년 전보다 1,145달러를 더 지출해야 했다. 이는 '같은 인플레이션 통계라도 가구마다 체감 차이가 크다'는 점을 처음으로 정량화한 연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소속 연구위원 켈시 오플래허티(Kelsey O'Flaherty)가 2026년 1월 'Finance and Economics Discussion Series' (재정·경제 토론 시리즈, 줄여서 FEDS) 2026-001 워킹페이퍼로 발표한 'A New Reason to Hate Grocery Inflation: Measuring and Interpreting Inflation Heterogeneity'. 한국어로 옮기면 '식료품 인플레이션을 미워할 새로운 이유: 가구별 인플레이션 격차의 측정과 해석'이다. FEDS는 Fed 직원이 정책 토론용으로 발표하는 학술 논문 시리즈이며, 이 논문의 결론은 저자 개인 의견으로 Fed 공식 입장이 아니다.
팬데믹 이후 미국 가구는 '물가가 너무 아프다'고 호소했다. 그런데 표준 거시 모형은 '평균 임금 상승률 vs 평균 물가 상승률'만으로 손익을 계산한다. 인구통계 그룹(소득·연령·지역)별 평균을 비교해도 연간 차이는 0.5%p 미만이라 '왜 이렇게 아픈지'를 설명하지 못한다.
오플래허티의 가설은 다르다.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도 개별 품목별 가격 변화가 매우 다르고, 가구가 어떤 품목을 사느냐에 따라 체감 물가가 크게 갈린다는 것이다.
Households’ idiosyncratic inflation experiences arising from this mechanism grew more disparate in 2022, with 10 percent of households experiencing grocery inflation almost 4 percentage points above average.
'이 메커니즘에서 비롯된 가구별 고유(idiosyncratic) 인플레이션 경험이 2022년 더 벌어졌고, 가구의 10%는 평균보다 거의 4%p 높은 식료품 인플레이션을 겪었다'는 뜻이다.
자료는 NielsenIQ(닐슨아이큐, 시장조사 회사)의 두 데이터셋을 결합한다.
바코드 단위(barcode-level)란 '피츠 프렌치 로스트 커피 340g'처럼 특정 상품 식별자(SKU)를 의미한다. 이 단위로 추적하면 '커피' 같은 카테고리 평균 뒤에 숨은 변화를 들여다볼 수 있다.
같은 '커피' 통계 안에 두 배 이상의 가격 변동 차이가 숨어 있던 것이다.
경제학 교과서는 '가격이 오르면 더 싼 대안으로 갈아탄다'고 가르친다. 하지만 데이터는 다르다.
Households whose chosen varieties undergo large price increases do not tend to meaningfully mitigate these shocks by switching to goods with smaller price changes.
'자신이 사던 품목의 가격이 크게 오른 가구는 가격 변동이 작은 대체재로 갈아타서 충격을 의미 있게 완화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즉, 사람들은 익숙한 브랜드·맛에 강한 '고유 선호(idiosyncratic preference)'를 갖고 있어 쉽게 갈아타지 못한다.
4분기 대비 4분기(Q4/Q4) 식료품 인플레이션의 가구간 격차:
2022년의 격차는 인구통계 그룹 간 평균 격차(<0.5%p)보다 8배 이상 크다. 즉, '저소득 가구가 더 아프다'는 식의 일반화가 놓치는 '같은 그룹 안의 격차'가 훨씬 더 크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취합 편향(aggregation bias)이라 부른다 — 그룹 평균을 내는 순간 가구별 차이가 묻힌다.
맥패든(McFadden, 1974)의 이산 선택 모형(discrete choice model, 소비자가 정해진 선택지 중에서 고르는 행동을 설명하는 모형)에 '고유 선호'를 도입해 후생 손실(welfare loss, 같은 만족을 얻기 위해 추가로 지출해야 하는 금액)을 계산했다.
장기적으로는 더 부담스럽다. 평균 식료품 지출 가구의 경우, 2022년 90분위 인플레이션 충격은 평생 효용(lifetime utility) 기준 10분위 대비 0.2% 추가 손실을 의미한다.
1. 통화정책 함의
Fed의 'dual mandate' (이중 책무,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에서 '물가 안정'을 평가할 때, 평균 인플레이션이 목표(2%)에 근접해도 가구별 격차가 크면 정치적·사회적 '아픔'은 평균보다 훨씬 클 수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 진정 국면에서도 가계 인플레이션 기대가 끈적이는 이유 중 하나일 수 있다.
2. 측정 함의
현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가구별 '대체'를 가정한다. 이 논문은 그 가정이 식료품에서 거의 작동하지 않음을 보였다. 가구별 인플레이션 측정의 정확도가 후생 분석의 출발점이 된다.
3. 가구 행동 함의
가구들은 본인의 고유 인플레이션에 반응해 소비 자체를 줄여 약 절반의 예산 충격을 상쇄한다. 즉, 식료품 비용 부담은 다른 카테고리 소비 둔화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
이 연구는 미국 식료품 데이터를 다뤘지만, 함의는 보편적이다.
오플래허티는 결론에서 '인플레이션의 비용은 평균값이 보여주는 것보다 가구별로 훨씬 더 다양하고 크다'고 정리한다. 이는 '왜 사람들이 인플레이션을 그토록 미워하는가'라는 케케묵은 질문에 새로운 답을 제시한다 — 답은 가구가 사는 '개별 품목'에 있다.
이 논문은 Fed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 직원 개인 연구지만, FEDS 시리즈는 이후 FOMC 정책 논의의 학술적 기반이 된다. 향후 통화정책 의사록에서 '가구별 인플레이션 격차'라는 표현이 등장하는지 추적할 가치가 있다.
저자: 켈시 오플래허티(Kelsey O'Flaherty),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연구위원. 2026년 1월 FEDS 2026-001로 발표
데이터: NielsenIQ 소비자 패널 약 6만 가구 + 소매 스캐너 약 5만 매장. 식료품(grocery) 정의는 미국 가구 지출의 약 12%를 차지
오플래허티: '2022년 가구의 10%는 평균보다 거의 4%p 높은 식료품 인플레이션을 겪었다'
커피 품목들 사이의 4분기 가격 변동 사분위 범위(IQR): 2019년 2%p → 2022년 15%p로 7배 이상 확대
가구별 4분기 식료품 인플레이션 사분위 범위: 2019년 1.4%p → 2022년 4.0%p → 2023년 1.6%p
오플래허티: '자신이 사던 품목 가격이 크게 오른 가구는 더 싼 대체재로 갈아타 충격을 의미 있게 완화하지 못한다'
후생 손실(welfare loss) 추정: 2022년 정점 시 평균 식료품 지출 가구 기준 10분위 가구 573달러, 90분위 가구 1,145달러
인구통계 그룹 간 평균 인플레이션 격차는 0.5%p 미만으로, 같은 그룹 안의 가구간 격차(2022년 4%p)가 훨씬 크다 — '취합 편향(aggregation bias)'
단순 평생 효용 모형 적용 시 2022년 90분위 식료품 인플레이션 충격은 10분위 대비 '평생 효용 0.2% 추가 손실'에 해당
JEL 분류: E31(가격·인플레이션·디플레이션), E21(가계 소비·저축), D11·D12(가구 소비 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