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막스가 2024년 5월 8일 메모 '부채의 영향(The Impact of Debt)'에서 부채와 생존성의 관계를 재진단했다. 그는 모건 하우젤(Morgan Housel)의 'How I Think About Debt' 글과 일본 500년 이상 된 노포(老舗·shinise) 기업들이 '현금은 두텁고 부채는 없다'는 공통점을 인용하며, 적정 레버리지는 '최대화가 아니라 최적화'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Sea Change(금리 체제 전환) 이후 차입 비용이 영구적으로 높아진 환경에서, 호황기에 누적된 과잉 레버리지가 어떻게 파산 위험으로 전이되는지 GFC 메모(2008년 12월 'Volatility + Leverage = Dynamite')와 연결해 풀어냈다.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 캐피털 공동창업자는 2024년 5월 8일 메모 '부채의 영향(The Impact of Debt)'을 발표했다. 직전 4월 메모 '위험의 불가결성(The Indispensability of Risk)'에 이은 짧은 후속편으로, 한 달 전 모건 하우젤이 콜래버러티브 펀드 블로그에 올린 'How I Think About Debt'에서 영감을 얻어 작성됐다. Sea Change(2022년 12월) — 부채(2024년 1월 'Easy Money') — 위험(2024년 4월) — 부채의 영향(2024년 5월)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메모에서, 금리 체제 전환 이후 레버리지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그의 사고가 단계적으로 정리된다.
메모는 일본의 'shinise(老舗)'로 시작한다. 창업 500년 이상 된 일본 기업이 140개, 그중 일부는 1,000년이 넘는다. 막스는 이들을 분석한 연구 결과 공통 특징이 '현금을 잔뜩 보유하고 부채는 없다'는 점이라고 인용했다.
부채를 진 사람과 회사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곤경에 빠질 가능성이 더 크다. 담보로 잡히지 않은 집과 차는 압류·환수될 수 없다. 채무 불이행, 압류, 파산의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것은 부채의 존재 자체다.
그렇다고 부채가 '나쁘다'는 결론은 아니다. 그는 곧바로 단서를 단다. 부채의 적정성은 (a) 사업 전체 규모와 (b) 수익성·자산가치 변동 가능성에 비례해야 한다는 것이다.
막스는 하우젤의 핵심 통찰을 인용한다. '시장 변동성뿐 아니라 세계와 인생의 변동성 — 침체, 전쟁, 이혼, 질병, 이주, 홍수, 마음의 변화'까지 포함한 변동성 스펙트럼에서, 부채가 없을 때 우리는 가장 드물고 격렬한 사건을 제외하면 대부분 살아남는다. 그러나 부채 비중이 커질수록 견딜 수 있는 변동성의 범위가 좁아진다.
As debt increases, you narrow the range of outcomes you can endure in life. > 부채가 늘어날수록, 인생에서 견뎌낼 수 있는 결과의 범위가 좁아진다.
극단적 부채 수준에서는 가장 '온순한' 환경만이 생존 가능하다는 것이 하우젤의 결론이며, 막스는 이를 자신의 2008년 12월 메모 '변동성 + 레버리지 = 다이너마이트'와 직접 연결한다.
막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다시 호출한다. 위기의 근본 원인은 단순했다.
금융기관 문제의 주된 원인은 주택담보대출 같은 자산의 위험을 과소평가했고, 그 결과 너무 많은 차입금으로 너무 많은 모기지 담보부 증권을 사들였다는 것이다.
그가 제시하는 원칙은 한 줄이다. '사용해도 되는 차입금의 양은 자산의 위험성과 변동성에 의해서만 결정된다.' 안정적인 자산일수록 더 많은 레버리지가 안전하고, 위험한 자산일수록 더 적게 써야 한다. 단순하다는 그의 표현 그대로다.
메모의 가장 인상적인 비유는 레버리지의 비대칭성이다. 레버리지는 이익과 손실을 똑같이 증폭시키지만, 단 하나의 비대칭이 있다 — '파산 위험(risk of ruin)'.
Never forget the six-foot-tall person who drowned crossing the stream that was five feet deep on average. > 평균 깊이 5피트인 강을 건너다 익사한 키 6피트의 사람을 절대 잊지 마라.
생존하려면 가장 낮은 지점을 통과해야 한다. 레버리지가 클수록 통과할 가능성은 줄어든다. 손실이 영구적이지 않더라도, (a) 대출자가 신용을 끊거나 (b) 투자자가 겁먹고 자본을 빼거나 (c) 규제·계약 위반으로 강제 매각이 발동되면 일시적 변동성이 영구적 손실로 굳어진다.
막스는 위험의 '꼬리 사건'이 어떻게 누적되는지 짚는다.
극단적 변동성과 손실은 드물게만 표면화된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은 채 시간이 흐르면, 앞으로도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보이고 '위험에 대한 가정이 너무 보수적이었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규칙을 완화하고 레버리지를 늘리려는 유혹이 생긴다. 그리고 흔히 그 직후에 위험이 머리를 든다.
그는 나심 탈레브(Nassim Taleb)의 'Fooled by Randomness'를 인용해 이 패턴을 '현실의 러시안 룰렛'으로 묘사한다. 챔버가 6개가 아니라 수백·수천 개여서 치명적 총알을 잊게 만들고,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저위험'이라는 다른 이름을 붙여 룰렛을 돌린다.
또한 그는 에드워드 챈슬러(Edward Chancellor)의 'The Price of Time'에서 1865년 맨체스터 은행가 존 밀스(John Mills)의 격언을 끌어온다.
패닉은 자본을 파괴하지 않는다. 그저 호황기 과잉 레버리지로 이미 파괴된 자본의 규모를 드러낼 뿐이다.
막스의 결론은 명확하다. 적정 레버리지는 '최대화'가 아니라 '최적화'의 함수다. 레버리지가 이익을 증폭시키고 투자자는 이익을 기대해서만 투자에 나서기 때문에, '쓸 수 있는 만큼 다 쓰자'는 유혹이 강하다. 하지만 (a) 손실 증폭 효과와 (b) 극단적 환경에서의 파산 위험을 함께 고려하면, 투자자는 거의 항상 가용 한도 미만으로 써야 한다.
그가 인용하는 마지막 격언은 메모를 압축한다.
There are old investors, and there are bold investors, but there aren't many old bold investors. > 늙은 투자자가 있고 대담한 투자자가 있지만, '늙은 대담한 투자자'는 별로 없다.
그리고 워런 버핏의 오랜 명제, '안전 마진(margin of safety)'으로 마무리한다. 100% 가용 레버리지를 쓰는 것은 악조건에서 생존을 보장하지 못한다. 자산의 위험이 클수록 레버리지는 더 적어야 한다. Sea Change 이후 부채가 다시 비싸진 환경에서, 이 원칙은 '2010년대 식 자본 효율'이 통하던 시기보다 훨씬 더 무겁게 작동한다는 것이 메모의 함의다.
일본 창업 500년 이상 노포 기업 140개의 공통 특징 — 현금 다량 보유, 부채 없음(shinise·老舗)
막스 vs 하우젤 핵심 명제: "부채가 늘어날수록 인생에서 견뎌낼 수 있는 결과의 범위가 좁아진다."
레버리지 원칙: 사용해도 되는 차입금의 양은 자산의 위험성과 변동성에 의해서만 결정된다 (안정적 자산 → 레버리지 多, 위험 자산 → 레버리지 少)
레버리지 비대칭성 비유: "평균 깊이 5피트인 강을 건너다 익사한 키 6피트의 사람을 절대 잊지 마라"
일시 변동성이 영구 손실로 전환되는 3대 트리거: (a) 대출자 신용 차단 (b) 투자자 자본 회수 (c) 규제·계약 위반 강제 매각
GFC 진단: 금융기관은 모기지 같은 자산의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너무 많은 차입금으로 너무 많은 MBS를 사들였다
존 밀스(1865) 인용: "패닉은 자본을 파괴하지 않는다. 호황기 과잉 레버리지로 이미 파괴된 자본의 규모를 드러낼 뿐이다."
핵심 결론: 적정 레버리지는 '최대화'가 아닌 '최적화'의 함수 — 거의 항상 가용 한도 미만으로 사용해야 함
막스 인용 격언: "늙은 투자자가 있고 대담한 투자자가 있지만, '늙은 대담한 투자자'는 별로 없다."
버핏의 '안전 마진(margin of safety)' 재확인: 100% 가용 레버리지는 악조건 생존을 보장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