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막스가 2025년 12월 9일 메모 '거품일까?(Is It a Bubble?)'에서 AI 시장의 거품 여부를 직접적으로 결론짓지 않으면서도, "AI가 거품이 아니라면 그것이 역사상 처음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AI를 '인플렉션 버블'(기술 혁명을 동반한 거품)으로 분류하면서, 진짜 위험은 기술의 실현 여부가 아니라 그 위에 쌓인 가격에 있다고 짚었다.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 캐피털 공동창업자는 2025년 12월 9일 메모 '거품일까?(Is It a Bubble?)'을 통해 현재 AI 시장이 처한 상황을 분석했다. 그는 직접적으로 거품을 단정하지 않으면서도, 거품의 모든 신호가 켜져 있다는 점을 면밀히 짚어냈다.
막스는 거품을 '비합리적 열광'이 '진정으로 혁명적인 발전'에 결합된 상태로 정의했다. 새로움이 상상력을 제어하는 역사적 기준선을 무력화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거품을 두 종류로 분류한다.
첫째, '평균회귀 버블'(mean-reversion bubble). 실질 진보 없이 단순한 금융 광기로만 형성된 거품으로, 1720년 남해회사 거품이나 2000년대 후반 주택 광풍이 대표적이다. 가격이 무너지면 사실상 0으로 회귀한다.
둘째, '인플렉션 버블'(inflection bubble). 진짜 기술 혁명에 동반되는 거품으로, 가격은 무너지더라도 기술 자체는 살아남아 결국 사회를 변화시킨다. 1850년대 철도 광풍, 1990년대 후반 인터넷 거품이 여기에 해당한다.
막스의 진단은 명확하다. AI는 인플렉션 버블에 가깝다. 다만 이 사실이 오늘 비싸게 산 사람을 구원해주지는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2000년 인터넷 거품에서도 시스코·인텔에 투자한 사람들의 손실 회복은 10년 이상 걸렸기 때문이다.
첫째, 투기성 펀딩 라운드다. '싱킹 머신스 랩(Thinking Machines Lab)'같은 스타트업이 출시 제품 없이 100억 달러 평가에 20억 달러를 조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실현 비전에 대한 가치 부여가 정상 범위를 벗어난 신호다.
둘째, 순환 거래 구조(circular deals). OpenAI가 받은 자금으로 같은 AI 기업들에 컴퓨팅 비용을 지불하고, 그 기업의 매출이 다시 평가에 반영되는 구조가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다. 골드만삭스는 엔비디아 매출의 약 15%가 잠재적 순환 거래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한다.
셋째, 장기 채권을 통한 인프라 자금 조달이다. 기술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30년 만기 채권으로 AI 데이터센터 자금을 조달하는 행태가 늘었다. 자산의 경제적 수명이 채권 만기를 넘을지 의문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넷째, FOMO(놓칠 두려움)에 따른 진입이다. 펀더멘털 검토나 위험조정 수익률 계산 없이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매수 근거가 되는 시점이라는 평가다.
다섯째, 미해결 경쟁 구도. 누가 AI 생태계의 최종 승자가 될지 명확하지 않다. 중국 모델이 예상 외로 점유율을 가져가는 등 변수가 많다. 인터넷 거품 당시 라이코스·알타비스타(Alta Vista)가 사라지고 구글이 살아남은 것을 떠올려야 한다.
여섯째, 자본지출이 매출 성장 궤적을 앞지르는 현상이다. AI 관련 매출은 늘고 있지만, 그 속도보다 자본지출 증가가 가파르다. 이 격차가 언젠가 정리될 수밖에 없다.
막스는 흥미로운 비교를 제시했다. 현재 AI 7대 리더 종목(엔비디아·MS·알파벳·아마존·메타·테슬라·애플)의 PER은 1998~2000년 인터넷 거품 당시 7대 리더보다 낮다. 마이크로소프트만 봐도 26년 전의 약 절반 수준 멀티플이다.
다만 그는 이 차이를 안심의 근거로 보지 않는다. 당시 거품 종목은 실제로는 비즈니스 모델이 작거나 이익이 나지 않는 회사였다. 지금의 AI 빅7은 이미 거대한 캐시플로우와 시장 지배력을 가진 회사다. 즉 "덜 비싼 가격"이 아니라 "정당화 가능한 가격"이라는 게 다른 점이다. 그래서 단순 PER 비교로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리는 건 위험하다.
엔비디아는 1999년 IPO 이후 약 8,000배 상승했고, 26년간 연 평균 약 40% 수익률을 기록했다. AI 관련 종목이 S&P 500 상승의 75%, 자본지출의 90%를 견인하고 있다. 시장의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극단적으로 쏠려있다.
막스는 거품인지 단정하지 않는다.
AI의 광대한 잠재력과 거대한 미지수를 동시에 고려할 때, 거의 누구도 단정할 수 없다. 거품은 사후에야 가장 잘 식별된다.
그는 동시에 다음 문장을 덧붙였다.
만약 AI가 거품이 아니라면 그것이 역사상 처음일 것이다.
그의 결론은 양면 인정이다. 파멸의 위험을 인정하지 않고는 혁명적 수익을 놓칠 가능성도 인정해야 한다. 어느 한쪽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핵심이다. 결국 정답은 '신중함과 선별성을 갖춘 절제된 포지션'이라고 권고했다. 풀 노출도 아니고 완전 회피도 아닌, 시장에 발은 담그되 한쪽 발을 도망갈 준비에 두는 자세다.
참여하되 무게를 두지 말고, 회피하되 완전히 빠지지 말 것. 이것이 인플렉션 버블에 대한 막스의 일관된 처방이다.
엔비디아 1999년 IPO 후 약 8,000배 상승, 26년간 연 평균 약 40% 수익률
AI 관련 종목이 S&P 500 상승의 75%, 자본지출의 90% 견인
골드만삭스 추정: 엔비디아 매출의 약 15%가 잠재적 순환 거래에서 발생
싱킹 머신스 랩(Thinking Machines Lab): 출시 제품 없이 100억 달러 평가에 20억 달러 조달
막스: "AI의 광대한 잠재력과 거대한 미지수를 동시에 고려할 때, 거의 누구도 단정할 수 없다."
막스: "신중함과 선별성을 갖춘 절제된 포지션이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