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막스가 2025년 11월 6일 메모 '탄광 속 바퀴벌레(Cockroaches in the Coal Mine)'에서 First Brands·Tricolor 등 잇따른 부실·사기 사건을 진단했다. 그는 이를 '시스템적'(systemic) 문제(금융 인프라에 내재된 결함)가 아닌 '체계적'(systematic) 행태 사이클로 규정했다. 호황기에 대출 기준이 느슨해지면서 누적된 부실이 드러나는 정상적 패턴이라는 것이다.
하워드 막스는 2025년 11월 6일 메모 '탄광 속 바퀴벌레(Cockroaches in the Coal Mine)'에서 최근 신용시장의 잇따른 부실·사기 사건을 분석했다. 그는 이 사건들이 '시스템 붕괴'가 아니라 '호황기 행태'의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메모는 2025년 하반기 발생한 일련의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자동차 부품업체 퍼스트 브랜즈(First Brands)가 매출채권을 다중 담보로 활용한 의혹이 제기됐고, 중고차 대출 기업 트라이컬러(Tricolor)는 적격성 미달 차주에게 대출을 실행하며 문서 관리도 소홀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브로드밴드 텔레콤(Broadband Telecom)과 브리지보이스(Bridgevoice)는 위조 매출채권을 이용해 차입했고, 자이언스 뱅코프(Zions Bancorp)와 웨스턴 얼라이언스(Western Alliance)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관련 부정이 추가로 공개됐다.
한두 건이라면 개별 회사의 문제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동시다발적으로 드러나는 패턴이 막스의 시선을 끌었다. 그는 이를 메모 제목 그대로 '광산의 바퀴벌레'에 비유했다. 한 마리가 보이면 보이지 않는 곳에 더 많이 있다는 의미다.
막스의 핵심 진단은 두 단어의 구분이다. '시스템적(systemic)' 문제는 금융 인프라에 결함이 박혀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처럼 한 부분의 붕괴가 다른 부분으로 연쇄 파급되는 구조다.
반면 '체계적(systematic)' 문제는 예측 가능한 행태 패턴을 가리킨다. 호황기에는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입찰과 부실한 실사로 기준을 낮추고, 그 결과 사기를 위한 환경이 자연스럽게 조성된다. 이는 결함이 아니라 인간 본성의 작동이다.
그는 현재 사건들이 명백히 후자라고 본다.
호황기에는 사람들이 '이건 너무 좋아서 사실일 수 없어'라고 말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나도 끼어들 수 있지?'라고 묻는다.
퍼스트 브랜즈(First Brands) 사례는 메모의 백미다. 막스는 구체 수치를 짚었다. 공시된 부채는 59억 달러였지만 총 채무는 116억 달러였다. 차이의 23억 달러 규모가 부외 금융이며, 메모는 이를 '단순히 사라졌다(simply vanished)'고 묘사했다.
오크트리는 사전 실사 단계에서 위험 신호를 식별했다고 밝혔다. 막스가 직접 열거한 신호는 다음과 같다.
각 신호는 단독으로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4가지가 동시에 나타나는 회사에 신디케이트 대출이 몰리는 것은 이상하다. 막스의 표현대로, 좋은 시기에는 이런 신호들이 '성장 스토리의 매력적 요소'로 재해석된다.
막스는 약 16년간 큰 단절 없이 이어진 미국 경제 호황이 현재 문제의 토양이라고 평가했다. 하이일드 채권의 연간 디폴트율은 평년 2%를 웃돈다. 디폴트 자체가 비정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다만 호황 후반기에는 사기와 부실 인수가 군집해 발생하는 현상이 반복된다.
그는 다음 은행권 격언을 인용했다.
최악의 대출은 최고의 시기에 만들어진다.
좋은 시기일수록 '설마 망하겠어'라는 안일함이 커지고, 위험 분석의 칼날이 무뎌진다는 의미다.
막스의 결론은 균형 잡혀 있다. 이 사건들이 금융 시스템을 위협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시스템적 결함이 아니라 행태 사이클이기 때문이다. 다만 신용 분석의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가 제시한 두 가지 실용적 가이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자본 배치와 신중함의 균형을 유지하라. 시장에서 빠지는 것이 답이 아니라, 들어가되 더 까다롭게 들어가라는 것이다.
둘째, 출구 옵션이 명확한 공모 채권을 사모대출보다 선호하라. 사모는 유동성이 떨어지고, 부실이 드러났을 때 빠져나오기 어렵다.
막스는 12월 '거품일까?(Is It a Bubble?)'과 4월 '사모대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What's Going on in Private Credit?)'로 이어지는 일련의 메모에서 일관된 메시지를 발신해왔다. 현재는 시장 전체가 무너지는 시기가 아니라, 각 자산군에서 인수 기준이 정상화되는 정리 국면이다. 11월 메모는 그 정리 국면의 첫 신호탄이라는 자리에 위치한다.
퍼스트 브랜즈(First Brands) 공시 부채 59억 달러, 실제 총 채무 116억 달러 (장부 외 23억 달러 '사라짐')
잇따른 부실: 퍼스트 브랜즈·트라이컬러·브로드밴드 텔레콤·브리지보이스 사기 의혹; 자이언스 뱅코프·웨스턴 얼라이언스 상업용 부동산 부정
하이일드 채권 연간 디폴트율 평년 2% 상회 (디폴트 자체는 비정상이 아님)
막스: "최악의 대출은 최고의 시기에 만들어진다." (은행권 격언 인용)
막스의 구분: '시스템적(systemic)'(인프라 결함) vs '체계적(systematic)'(예측 가능한 행태 패턴) — 현재 사건은 후자
막스: "호황기에는 사람들이 '이건 너무 좋아서 사실일 수 없어'라고 말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나도 끼어들 수 있지?'라고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