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막스가 2024년 7월 17일 메모 '확신의 어리석음(The Folly of Certainty)'에서 정치·경제·투자처럼 심리·감정·무작위성이 지배하는 영역에서 확신은 인식론적으로 부정당하고 실무적으로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6년 클린턴 승리 예측의 실패, 2022년 중반 'Fed 금리 인상 → 침체 확실' 컨센서스의 빗나감, 바이든 캠프의 '반드시 이긴다(period)' 발언, 윔블던 125대1 언더독 크레이치코바의 우승 등을 사례로 들며, 거시 미래에 노출된 투자자는 'will·won't·has to·can't·always·never' 같은 단정 어휘를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론은 '확신을 멀리하면 곤경을 피할 수 있다'는 한 줄이다.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 캐피털 공동창업자는 2024년 7월 17일 메모 '확신의 어리석음(The Folly of Certainty)'을 발표했다. 직전 메모군 — Sea Change(2022년 12월), Easy Money(2024년 1월), The Indispensability of Risk(2024년 4월), The Impact of Debt(2024년 5월) — 이 '금리 체제 전환 이후 위험·부채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집중했다면, 이번 메모는 그 모든 판단의 토대인 '미래 예측의 한계'로 한 단계 물러선다. 정치·경제·투자라는 세 영역에서 '확신'이 왜 부적절한지를 사례 중심으로 풀어냈다.
메모의 결론은 첫 단락에서 이미 제시된다.
There simply is no place for certainty in fields that are influenced by psychological fluctuations, irrationality, and randomness. Politics and economics are two such fields, and investing is another. > 심리적 변동, 비합리, 무작위성에 영향받는 영역에 확신의 자리는 없다. 정치와 경제가 그런 영역이고, 투자도 그렇다.
그가 이 메모를 쓴 직접적 계기는 2024년 미국 대선 국면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6월 27일 토론을 망친 직후, 캠페인 의장 젠 오말리 딜런(Jen O'Malley Dillon)이 한 인터뷰에서 'Joe Biden is going to win, period'라고 단언했다는 보도를 본 것이 출발점이었다. 막스는 'period'라는 단어 — 즉 추가 단서 없는 종결 — 가 거슬렸다고 적었다.
2016년 대선에서 거의 모든 여론조사·전문가·예측 시장이 클린턴의 승리를 80% 이상 확률로 점쳤다. 결과는 트럼프의 승리였다. 막스가 더 충격적이라고 본 두 번째 빗나감은 그 이후의 시장 반응이다. 트럼프 당선 직후 시장이 큰 폭의 하락으로 '위험 회피'를 표시할 것이라던 컨센서스가 틀렸고, 14개월 동안 S&P 500은 30% 이상 상승했다.
막스의 진단은 두 단계다. 첫째, 정치 결과 자체를 맞추지 못했다. 둘째, 결과를 맞췄다고 가정하더라도 시장 반응을 맞추지 못했을 것이다. 두 번 연속으로 확신을 가진 모든 이가 틀렸다.
2022년 중반, 컨센서스는 단호했다. Fed의 빠른 금리 인상 → 경기 침체는 '거의 확실'. 막스는 이 컨센서스가 이후 어떻게 무너졌는지를 두 줄로 정리한다.
In mid-2022, there was near certainty that the Fed's rate increases would precipitate a recession. And yet, no recession has materialized. > 2022년 중반에는 Fed의 금리 인상이 침체를 촉발할 것이라는 거의 확신에 가까운 견해가 있었다. 그런데 침체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2023년에 시장이 '곧 인하될 것'이라는 다른 확신을 가졌다가, 인하가 미뤄지자 다시 그 기대를 반영해 랠리를 이어간 패턴까지 함께 짚는다. 사람들은 사후에 자신이 맞았다고 생각하고, 틀렸을 때는 '예상치 못한 사건만 없었다면 맞았을 것'이라고 변명한다는 점이 막스가 강조한 인지 편향이다.
Sometimes things go as people expected, and they conclude that they knew what was going to happen. And sometimes events diverge from people's expectations, and they say they would have been right if only some unexpected event hadn't transpired.
경제학·금융학은 시장 참여자를 '호모 에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 — 자기 이익을 합리적으로 극대화하는 존재 — 로 가정한다. 막스는 이 가정이 작동하지 않는 이유를 한 문장으로 압축한다.
The financial "sciences" – economics and finance – assume that each market participant is a homo economicus: someone who makes rational decisions designed to maximize their financial self-interest. But the crucial role played by psychology and emotion often causes this assumption to be mistaken.
이 때문에 시장 변동성은 펀더멘털 변동성보다 항상 크다. 펀더멘털이 1만큼 움직이면 시장 가격은 2~3만큼 움직인다 — 가정이 정확하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막스는 투자로 성공한 사람들이 자기 영역 밖에서까지 과도한 확신을 보이는 패턴을 비판한다. 누구를 지명하지는 않지만 함의는 분명하다.
But investors' success can be the result of a string of lucky breaks or a propitious environment, rather than any special talents... successful investors often come to believe in the strength of their own intellect and opine about fields with no connection to investing.
행운의 결과를 실력으로 착각한 결과, 무관한 분야에 대해서까지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단정을 내놓게 된다는 것이다. 막스 본인이 2024년 시점에서 가장 거슬려한 형태가 바로 이런 '자수성가 부자들의 정치 단정'이었음을 메모는 행간에서 드러낸다.
메모는 스포츠 사례로 무작위성을 보강한다. 2024년 윔블던 여자 단식에서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Barbora Krejcikova)가 우승했는데, 베팅 시장에서 그녀는 토너먼트 시작 전 125대1 언더독이었다. 정치·경제·투자보다 비교적 '데이터로 정량화하기 쉬운' 스포츠에서도 무작위성은 이 정도 강도로 작동한다 — 그렇다면 정치·경제·투자에서 확신은 더더욱 무리라는 논리다.
막스가 제시한 실천 규칙은 어휘 차원이다.
investors and others who are subject to the vagaries of the macro-future should avoid using terms such as "will," "won't," "has to," "can't," "always," and "never." > 거시 미래의 변덕에 노출된 투자자와 그 외의 사람들은 'will·won't·has to·can't·always·never' 같은 단어를 피해야 한다.
그 자리는 다른 표현으로 대체된다. 'I don't know but...' 또는 'I could be wrong but...'으로 시작하는 발언은 어느 누구도 큰 곤경에 빠뜨리지 않는다. 불확실성을 인정하면 사전 조사를 하게 되고, 결론을 두 번 검토하게 되고, 신중하게 진행하게 된다.
메모의 마지막 단락은 짧다.
Eschewing certainty can keep you out of trouble. I strongly recommend doing so. > 확신을 멀리하면 곤경을 피할 수 있다. 강력히 권한다.
Sea Change 이후 메모군의 흐름에서 보면, 이 메모는 '판단의 메타 규칙'이다. 부채·위험·레버리지에 대한 직전 메모들이 '무엇을 할 것인가'였다면, 이번 메모는 '어떤 태도로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다. 거시 환경이 더는 단방향이 아닌 시기일수록, 확신의 어휘를 줄이고 가능성의 어휘로 옮겨가야 한다는 것이 막스의 일관된 메시지다.
핵심 명제: 심리·비합리·무작위성이 영향을 미치는 영역(정치·경제·투자)에 확신의 자리는 없다
실천 규칙: 거시 미래에 노출된 투자자는 'will·won't·has to·can't·always·never' 같은 단정 어휘를 피해야 한다
메모 작성 계기: 바이든 캠프 의장 젠 오말리 딜런이 'Joe Biden is going to win, period'라고 단언한 인터뷰
2022년 중반 컨센서스의 빗나감: Fed 인상 → 침체 확실 → 침체 미발생
인지 편향: 사람들은 사후에 자기가 맞았다고 결론짓고, 틀렸을 때는 '예상치 못한 사건만 없었다면 맞았을 것'이라고 변명한다
호모 에코노미쿠스 가정의 한계: 심리·감정 때문에 합리적 자기이익 극대화 가정이 자주 틀린다
성공 투자자의 자기 과신: 행운·우호적 환경의 결과를 실력으로 오인하고 무관한 분야에 대해 단정한다
무작위성 사례: 2024 윔블던 여자 단식 우승자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 토너먼트 시작 전 베팅 125대1 언더독
대안 어휘: 'I don't know but...' 또는 'I could be wrong but...'로 시작하는 발언은 큰 곤경을 부르지 않는다
결론: 확신을 멀리하면 곤경을 피할 수 있다. 강력히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