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BIS)이 2025년 7월 11일 발간한 BIS Bulletin No 108 '스테이블코인 성장 — 정책 도전과 접근(Stablecoin growth – policy challenges and approaches)'은 이냐키 알다소로(Iñaki Aldasoro)·마테오 아퀼리나(Matteo Aquilina)·울프 르윅(Ulf Lewrick)·임상혁(Sang Hyuk Lim) 4인 공동 저작이며, 시리즈 편집은 당시 BIS Economic Adviser & Head of Research 신현송(Hyun Song Shin)이 맡았다. 본문은 세 가지 핵심 메시지를 던진다. (1) 스테이블코인과 전통 금융시스템의 연결이 강해지면서 금융 무결성·금융안정 위험이 정책 과제로 부상했다. (2) 외국 통화(주로 달러) 표시 스테이블코인의 광역 사용은 통화 주권과 외환 규제 효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3) '같은 위험, 같은 규제(same risks, same regulation)' 원칙은 스테이블코인의 고유 특성 앞에서 한계가 있어 맞춤형 규제 접근이 필요하다.
국제결제은행(BIS)이 2025년 7월 11일 발간한 BIS Bulletin No 108 '스테이블코인 성장 — 정책 도전과 접근(Stablecoin growth – policy challenges and approaches)'은 BIS 통화경제국 이냐키 알다소로(Iñaki Aldasoro)·마테오 아퀼리나(Matteo Aquilina)·울프 르윅(Ulf Lewrick)·임상혁(Sang Hyuk Lim) 4인 공저다. 시리즈 편집은 신현송(Hyun Song Shin) — 당시 직책은 BIS Economic Adviser & Head of Research, 즉 본 보고서 발간 시점에는 BIS 재직 중이었다. 신현송은 이후 2026년 한국은행 신임 총재로 취임했지만 본 Bulletin 발간 시점에는 BIS 시리즈 편집인 명의로 책임을 졌다.
BIS Bulletin은 BIS 스태프 명의의 '시의성 있는 정책 분석' 시리즈로, 시리즈 편집인의 시각이 스태프 페이퍼 큐레이션 방향에 직접 반영된다. 본 호는 미국 GENIUS Act·CLARITY Act 통과 흐름과 맞물린 시점에 BIS가 '중앙은행·국제 표준 설정자 시각의 stablecoin 정책 진단'을 정리한 문서다.
BIS는 본문 첫머리에 다음 세 가지를 'Key takeaways'로 명시한다.
Stablecoins' linkages with the traditional financial system are growing, which raises policy challenges ranging from preserving financial integrity to mitigating financial stability risks.
전통 금융시스템과의 연결이 커지면서 금융 무결성(financial integrity) 보전과 금융안정(financial stability) 리스크 완화까지 정책 도전이 광범위해졌다는 진단이다.
Broader use of foreign currency-denominated stablecoins could raise concerns about monetary sovereignty and, in some jurisdictions, erode the effectiveness of existing foreign exchange regulations.
외국 통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의 광역 사용이 통화 주권(monetary sovereignty)을 위협하고, 일부 국가에서는 외환 규제(foreign exchange regulations)의 효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다. 신흥국·자본통제국 시각에서 가장 무거운 메시지다.
The principle of "same risks, same regulation" faces limitations in the context of stablecoins, highlighting the need for tailored regulatory approaches that address the nature and specific features of stablecoins.
'같은 위험, 같은 규제' 원칙이 스테이블코인 고유 특성 앞에서 한계가 있어 맞춤형 규제 접근(tailored regulatory approaches)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BIS는 스테이블코인을 '참조자산에 대해 안정적 가치를 약속하는 암호자산 토큰'으로 정의한다. 대부분 미 달러에 페그돼 있고, 발행자는 1코인당 1달러 상환을 약속한다. 본문은 이 약속이 은행 예금이나 MMF(머니마켓펀드) 지분 같은 '화폐류 청구권(money-like claims)'과 비슷한 성격임을 짚는다. 주요 발행자는 단기 미 국채(Treasury bill), 환매조건부 매도(repo), 은행 예금으로 준비금을 운용한다.
시장 규모는 '불과 2년 만에 1,250억 달러에서 2,550억 달러로 두 배'. 미국 은행 예금의 약 1.5%, 미국 정부 MMF(GMMF) 자산의 약 4% 수준이다. 활성 스테이블코인 종목 수는 2024년 중반 약 60개에서 본 보고서 발간 시점 170개 이상으로 늘었지만, 시장 자본의 약 90%가 단 2개 발행자에 집중돼 있고, 활성 코인의 약 70%·시장가치의 약 99%가 달러 표시다.
BIS는 정책 과제를 세 축으로 정리한다.
1) 금융 무결성 — AML/CFT 집행의 어려움.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무기명 증권(digital bearer instruments)'처럼 퍼블릭 블록체인을 따라 자가 호스팅 지갑(self-hosted wallets)으로 자유롭게 이동한다. 전통 금융이 계좌 갱신 시점에 중개기관이 자금세탁을 걸러내는 것과 달리, 스테이블코인은 그 부담이 공적 AML 당국 자체에 쏠린다. 발행자·거래소가 잔액을 동결할 수는 있어도, 수십억 건의 가명 거래를 요청 기반으로 처리하는 모델은 당국 역량을 빠르게 소진시킨다.
2) 금융안정 — 결제 수단 신뢰 흔들림. '안정 가치'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변동성이 주식이나 비트코인을 넘는 종목도 있다. 법정통화 담보 스테이블코인조차 2차 시장에서 액면(par)에 정확히 거래되는 경우가 드물고, 페그 붕괴 사례가 반복됐다. 은행 예금 수준의 결제 수단 신뢰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3) 통화 주권 — 비미국 거주자의 달러 청구권 접근. 스테이블코인의 국경 간 거래량은 두 대형 코인 합산으로 분기 4,000억 달러를 넘었다. 본 보고서가 인용한 추정에 따르면 고인플레이션·환율 변동이 큰 시기, 그리고 스테이블코인 인지도가 높은 국가에서 국경 간 사용이 확대된다. '달러 청구권에 대한 매끄러운 접근'이 신흥국 통화정책 효력과 외환 규제·자본 통제의 효력을 동시에 약화시킬 수 있다는 인식이다.
BIS는 한 발 더 나아가 스테이블코인이 미 국채 시장과 통화정책 전이에 미치는 영향까지 짚는다. 주요 발행자는 단기 미 국채를 대거 보유하며, 2024년 한 해 발행자들의 미 국채 순매수는 '대형 국가 투자자나 GMMF에 견줄 만한 수준'이었다.
알메드·알다소로(Ahmed and Aldasoro 2025) 추정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에 35억 달러(약 2 표준편차) 순유입이 들어오면 단기 국채 수익률이 2.5~5bp 하락한다. 다만 효과는 비대칭 — 유출 시 수익률 상승폭은 유입 시 하락폭의 2~3배로 더 크다. 이는 발행자가 환매에 대응해 자산을 빠르게 매각해야 하는 구조 때문이다. 시장 스트레스 국면에서 '비상 매각(fire sale)' 위험이 잠재한다는 뜻이다.
BIS는 또한 스테이블코인 시장가치가 금리 인상기에는 줄어드는 패턴을 발견했다. 보유의 기회비용 상승에 반응한 결과로, 정책금리가 오를 때 자금이 스테이블코인에서 빠져 나간다는 의미다. MMF는 금리 인상기에 자산이 늘어나는 것과 정반대 방향이다.
본 Bulletin의 결론 섹션이다. 전통 금융 규제 원칙인 '같은 위험, 같은 규제'를 스테이블코인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본문이 짚는 이유:
BIS의 권고는 맞춤형(bespoke) 프레임워크다. 스테이블코인이 수행하는 다양한 기능을 식별해 전통 금융의 유사 기능에서 검증된 규제 전략을 적용하되, 블록체인이 제공하는 정보(예: 거래 추적성)를 활용해 무결성 규제를 강화하라는 주문이다. '맞춤형 = 완화'가 아니다 — 오히려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의 많은 주체가 전통 금융의 안전장치 없이 운영되므로, 더 강한 규제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특히 강조하는 두 원칙:
본 Bulletin은 미국 GENIUS Act·CLARITY Act를 직접 인용하지는 않지만, '맞춤형 규제 필요'라는 결론은 미국·EU(MiCA) 양쪽 framework의 방향과 정합한다. '같은 위험, 같은 규제' 원칙의 한계를 인식하고 스테이블코인 고유 특성에 맞춘 발행·준비금·공시·소비자 보호 규제를 도입한다는 점에서 GENIUS Act가 본 보고서의 방향과 같은 궤도에 있다.
BIS의 2024년 말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서베이에 따르면 응답 국가의 약 70%가 이미 스테이블코인 규제 프레임워크를 도입했거나 개발·갱신 중이다. '규제 공백'이 아니라 '표준 정합'이 다음 단계 의제다.
본 보고서가 한국에 직접적으로 던지는 메시지는 두 가지다.
첫째, 외국 통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의 광역 사용 → 원화 통화 주권 우려. 신흥국·자본통제국 시각의 메시지가 한국에도 부분적으로 적용된다. 한국은 자본 개방도가 높지만, 김치 프리미엄·USDT/KRW 거래량 등 '크립토–전통 FX' 이중 시장 구조가 존재한다. BIS WP 1340(2026.3) 'Stablecoin flows and spillovers to FX markets'에서 한국 원의 USDT 패리티 격차가 평균 2.51%·최대 10.53%로 측정된 것과 본 Bulletin의 '통화 주권 약화 우려'는 한 줄기 인식이다.
둘째, 한은이 검토 중인 원화 스테이블코인 정책과의 정합. 본 Bulletin은 '맞춤형 규제, 국제 협력, 기술 중립성' 세 원칙을 권고한다. 한은이 진행 중인 원화 stablecoin 정책 검토가 이 세 원칙과 어떻게 정렬될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BIS Bulletin No 108 (2025-07-11) — Iñaki Aldasoro·Matteo Aquilina·Ulf Lewrick·Sang Hyuk Lim 4인 공저, 시리즈 편집인 Hyun Song Shin(신현송, 당시 BIS Economic Adviser & Head of Research)
BIS: '스테이블코인과 전통 금융시스템의 연결이 커지면서 금융 무결성 보전부터 금융안정 리스크 완화까지 정책 도전이 광범위해졌다'
BIS: '외국 통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의 광역 사용은 통화 주권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일부 국가에서는 외환 규제의 효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BIS: '같은 위험, 같은 규제' 원칙이 스테이블코인 맥락에서 한계에 부딪히며, 스테이블코인의 본성과 고유 특성에 맞는 맞춤형 규제 접근이 필요하다
시장 규모: 활성 스테이블코인 종목 약 60개(2024년 중반)→170개 이상, 시장 자본 1,250억 달러→약 2,550억 달러(미국 은행 예금의 약 1.5%, 정부 MMF의 약 4%)
시장 집중도: 활성 스테이블코인의 약 70%(종목 기준)·약 99%(시장가치 기준)가 미 달러 표시, 시장 자본의 약 90%가 단 2개 발행자에 집중
미 국채 시장 영향: 2024년 발행자 미 국채 순매수가 '대형 국가 투자자나 정부 MMF에 견줄 수준', 35억 달러 순유입 시 단기 국채 수익률 2.5~5bp 하락 (Ahmed and Aldasoro 2025)
국경 간 거래량: 상위 2개 코인 합산 분기 4,000억 달러 초과, 고인플레이션·환율 변동 시기 및 스테이블코인 인지도 높은 국가에서 사용 확대
BIS 2024년 말 중앙은행 서베이: 응답 국가의 약 70%가 스테이블코인 규제 프레임워크를 도입했거나 개발·갱신 중
BIS 권고: 맞춤형 프레임워크는 규제 완화가 아닌 강화 가능, 국제 협력 필수, 기술 중립성 원칙 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