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BIS)이 2026년 4월 22일 발간한 BIS Bulletin No 123 '투자 펀드의 사실상 통화 위험 노출(Investment funds' de facto currency risk exposure)'은 이네스 린도소(Inês Lindoso, ECB)·앤드리어스 슈림프(Andreas Schrimpf, BIS)·블라디슬라프 수슈코(Vladyslav Sushko, BIS)·토마 토모프(Toma Tomov, ECB) 4인 공저다. 본문 결론은 세 가지. (1) 펀드 수익률의 환율 민감도에서 추출한 '사실상 헤지 비율(de facto hedge ratio)'로 측정하면, 채권 펀드는 거의 100%에 가까운 안정적 헤지를 유지하지만 주식 펀드는 변동성이 크고 투기적 통화 노출을 가진다. (2) 2025년 4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트럼프 관세 충격 직전, 헤지 비율이 낮았던 주식 펀드가 가장 많은 자금 유입과 초과수익을 기록했으나 충격 이후 관계가 정반대로 뒤집혔다. (3) 주식 펀드의 사후 헤지 비율 급증(약 0.5 → 약 1.0)이 달러 선도 매도를 통해 2025-04 달러 약세를 증폭시킨 채널로 식별된다.
국제결제은행(BIS)이 2026년 4월 22일 발간한 BIS Bulletin No 123 '투자 펀드의 사실상 통화 위험 노출(Investment funds' de facto currency risk exposure)'은 이네스 린도소(Inês Lindoso, ECB)·앤드리어스 슈림프(Andreas Schrimpf, BIS)·블라디슬라프 수슈코(Vladyslav Sushko, BIS)·토마 토모프(Toma Tomov, ECB) 4인 공저다. 시리즈 편집은 Gaston Gelos·Frank Smets.
BIS Bulletin은 정책 시의성 짧은 분석 시리즈로, 본 호는 '2025년 4월 관세 발표 이후 달러가 왜 그렇게 빠르게 약세로 갔는가'라는 질문에 '유로존 주식 펀드의 사후(ex post) 헤지 비율 급증'이라는 메커니즘 답을 데이터로 제시한다. 직접적 자매 호는 BIS Bulletin No 105 (Shin·Wooldridge·Xia 2025-06, 'US dollar's slide in April 2025: the role of FX hedging')와 BIS Quarterly Review 2025-12 (Huang·Krohn·Sushko).
본문 첫머리 'Key takeaways' 세 줄.
The sensitivity of fund returns to exchange rates, once underlying asset returns are accounted for, provides a measure of funds' exposure to currency risk, ie their de facto hedge ratio.
펀드 수익률의 환율 민감도 — 기초자산 수익률을 통제한 후 — 가 펀드의 통화 위험 노출도, 즉 '사실상 헤지 비율(de facto hedge ratio)'의 척도다.
Bond funds have high and stable hedge ratios, though with some sensitivity to hedging costs. Equity funds' hedging is volatile and consistent with opportunistic currency speculation.
채권 펀드는 헤지 비율이 높고 안정적이지만 헤지 비용에 일부 민감하다. 반면 주식 펀드의 헤지는 변동성이 크고 기회주의적 통화 투기(opportunistic currency speculation)와 일치한다.
In the run-up to April 2025, equity funds with low hedge ratios attracted most inflows and outperformed those with high hedge ratios, but this relation flipped following "Liberation Day".
2025년 4월 직전까지 저헤지 주식 펀드가 자금 유입과 초과수익을 모두 흡수했으나, '해방의 날' 이후 관계가 정반대로 뒤집혔다(flipped).
BIS·ECB 4인 공저자는 펀드의 통화 위험 노출을 '파생상품 사용량'이 아니라 '수익률의 환율 민감도'로 측정한다. 데이터는 유로존에 도미사일된 미국 자산 투자 펀드 — 채권·주식 약 3,400개 펀드, 매주 평균 1,700개의 '비균형 패널(unbalanced panel)', 52주 롤링 윈도 — 다.
측정 원리는 단순하다. 유로 표시 펀드 지분이 미국 자산을 보유한다면, 달러가 유로 대비 절하될 때 펀드 수익률이 떨어진다. 단, 펀드 매니저가 달러 노출을 적극적으로 헤지했다면 그 민감도는 낮아진다. 2단계 시계열 회귀로 (1) 기초 지수 수익률에 대한 펀드 베타를 추정한 뒤, (2) 잔차를 환율 수익률에 회귀시켜 '사실상 헤지 비율'을 도출한다.
해석: - 헤지 비율 = 0: 무헤지(fully unhedged, 즉 통화 노출 그대로) - 헤지 비율 = 1: 완전 헤지(fully hedged, 통화 노출 무력화) - 헤지 비율 > 1: 오버헤지(over-hedged, 적극적으로 펀딩 통화 숏 → 달러 약세 베팅)
Graph 1.A의 10년 시계열은 두 자산군의 정반대 행태를 보여 준다.
채권 펀드: 헤지 비율이 거의 항상 1에 가깝고 변동성이 작다. 다만 헤지 비용(forward premium = 양 통화 금리차)이 높아질 때 한계적으로 헤지를 줄이는 '비용 민감성'을 보인다. 2022~24년에는 미국 금리가 유로존 대비 크게 높아 헤지 비용이 치솟았고, 동시에 강달러 → 숏 달러 포지션의 마진콜 압박이 겹쳤다.
주식 펀드: 평균 헤지 비율이 훨씬 낮고 변동성도 크다. 10년 동안 0에서 1.6 사이를 오갔다(즉 60% 오버헤지 사례까지 존재). 본문은 이를 '기회주의적 통화 투기(opportunistic currency speculation)'로 해석한다. 펀드 매니저가 환율 방향에 대한 자기 견해를 가지고 포트폴리오의 'FX 오버레이(FX overlay)'를 능동적으로 조정한다는 뜻이다.
공통적으로 2020년 3월 COVID-19 시장 격변기에는 양쪽 헤지 비율이 모두 1을 넘는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는 (a) 펀드의 의도적 헤지 강화 + (b) 주식 가치 급락에 따른 '기존 헤지가 자산 대비 상대적으로 커지는' 기계적 효과의 합이다.
Graph 2는 주식 펀드의 헤지 비율 변동이 '투기적 동기'와 어떻게 연동되는지를 보여 준다. CME(시카고 상품거래소) 비상업적 트레이더의 EUR 선물 순포지션 — 헤지 수요가 없는 순수 투기 포지션의 표준 프록시 — 과 주식 펀드 헤지 비율의 동행을 확인한다.
즉 '투기적 트레이더가 달러 상승에 베팅할 때 주식 펀드 매니저도 달러 노출을 유지하고, 트레이더가 달러 하락에 베팅할 때 매니저도 달러 숏을 쌓는다'는 동행 패턴이 명확하다. 헤지 정책이 사실상 투기 의사 결정임을 시사하는 강한 증거다.
BIS는 본 Bulletin의 클라이맥스로 2025년 4월 사태를 해부한다.
2025년 4월 미국 무역정책 대전환 발표 직후 '달러 스마일(dollar smile)' — '주식 급락기에 달러가 강세'라는 역사적 음의 상관 — 이 일시적으로 붕괴했다. 비미국 투자자들은 (a) 주식 손실 + (b) 동시 발생한 달러 약세라는 이중 타격에 직면해, 달러 노출을 사후 헤지(ex post hedging)하려고 몰려들었고, 이 행위가 달러 약세를 더 증폭시켰다.
공저자들의 데이터가 보여 주는 메커니즘:
저자들은 '이번 4월 에피소드는 본 보고서의 지표 데이터가 빙산의 일각만 포착했을 뿐, 지난 1년간 달러 약세를 키운 투자자·펀드매니저 행태의 본질을 보여 준다'고 결론짓는다.
Graph 3은 2024~25년 '고헤지 vs 저헤지' 펀드의 누적 초과수익(A)과 누적 순유입(B)을 비교한다.
2025년 4월 이전: - 저헤지 주식 펀드 누적 초과수익이 고헤지 펀드를 크게 앞섬 (달러 롱 캐리 + 실현 환차익이 누적). - 저헤지 주식 펀드로 자금 유입 집중, 고헤지 펀드에서는 헤지 비용 부담에 자금 유출.
2025년 4월 이후: - 관계가 '돌발적이고 즉각적으로(abruptly)' 뒤집힘. - 고헤지 주식 펀드 초과수익이 저헤지 펀드를 추월. - 자금 흐름도 저헤지 → 고헤지로 이동.
저자들의 해석: 주식 펀드 매니저·투자자들은 '달러가 주식 하락기에는 항상 강세'라는 '달러 스마일' 신화에 기대 무헤지 달러 노출을 유지해 왔으나, 2025-04 그 가정이 깨지자 단기 수익을 좇던 '근시안적 추격(myopic and reactive return-chasing)' 행태가 동시 손실(주식+달러)로 노출됐다.
BIS는 본 Bulletin이 두 가지 함의를 갖는다고 명시한다.
첫째, 환율 모델·예측의 한계 노출. 거시 펀더멘털만 보던 환율 모델은 2025-04 같은 '사후 헤지 폭주'에 의한 자기 강화적 환율 움직임을 예측하지 못한다. '달러 스마일'이 항상 작동하지는 않으며, 펀드 매니저의 헤지 정책 자체가 시장 동학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둘째, 비은행 금융중개(NBFI) 채널의 통화시장 영향력. 본 Bulletin은 직전 호 BIS Bulletin No 124(캐리 트레이드)와 함께 'NBFI 레버리지 → 통화시장 동학'이라는 한 줄기 인식을 강화한다. 글로벌 금융안정 거버넌스 의제가 '은행 자본 규제'에서 'NBFI 가시성'으로 옮겨가는 흐름의 일환이다.
첫째, 한국 펀드의 미 달러 자산 헤지 정책 관찰 필요. 본 Bulletin은 유로존 펀드 데이터 기반이지만, 한국 자산운용사·연기금이 운용하는 미국 주식·채권 펀드에도 같은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2025-04 KRW도 달러 약세 흐름에 동행한 측면이 있어, '한국 펀드의 사후 헤지 폭주'가 동일 채널로 추가된 가능성을 점검할 가치가 있다.
둘째, '달러 스마일' 가정 재검토. 한국 가계·기관 모두 '달러는 위기 시 강세'라는 직관을 환위험 관리의 기본 가정으로 삼아 왔다. 2025-04 사례는 그 가정이 '미국 발 정책 충격' 시나리오에서는 무력화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환위험 비용·헤지 비율 결정 시 '미국 정책 발 달러 약세'라는 비대칭 시나리오를 명시적으로 모형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NBFI 모니터링 의제와 K-금융안정. BIS Bulletin 116·123·124 모두 NBFI·헤지펀드·투자 펀드 레버리지를 통화정책·환율 안정의 주요 변수로 지목한다. 한은과 금감원의 자산운용사·연기금 외환 포지션 가시성 확보 의제와 직결된다.
BIS Bulletin No 123 (2026-04-22) — Inês Lindoso·Andreas Schrimpf·Vladyslav Sushko·Toma Tomov 4인 공저, 시리즈 편집인 Gaston Gelos·Frank Smets
BIS: '펀드 수익률의 환율 민감도는, 기초자산 수익률을 통제한 후, 펀드의 통화 위험 노출 — 즉 사실상 헤지 비율 — 의 척도가 된다'
BIS: '채권 펀드는 헤지 비율이 높고 안정적이지만 헤지 비용에 일부 민감하다. 주식 펀드의 헤지는 변동성이 크고 기회주의적 통화 투기와 일치한다'
BIS: '2025년 4월 직전까지 저헤지 주식 펀드가 자금 유입을 가장 많이 끌어들이고 초과수익도 컸으나, 해방의 날 이후 관계가 정반대로 뒤집혔다'
데이터 패널: 유로존 도미사일 미국 자산 투자 펀드, 평균 매주 1,700개 펀드 비균형 패널, 10년 시계열, 52주 롤링 윈도 추정
주식 펀드의 헤지 비율 변동 폭: 10년 동안 0에서 1.6 사이 — 즉 60% 오버헤지(달러 숏 베팅) 사례까지 존재
2025-04 '해방의 날' 이후: 유로존 주식 펀드 사실상 헤지 비율이 약 0.5에서 거의 완전 헤지에 가까운 수준으로 급등한 뒤 일부 되돌림. 채권 펀드는 변동 없음
BIS: '주식 펀드는 빠르게 사후 헤지 비율을 올리며 선도시장에서 달러를 매도해, 달러의 추가 약세를 증폭시켰을 가능성이 크다'
'달러 스마일' 일시 붕괴: 미 관세 발표 직후 '주식 급락기 달러 강세'라는 역사적 음의 상관이 일시적으로 무너져, 주식 투자자가 예상치 못한 손실에 노출
BIS 정책 함의: '4월 시장 격변은 통화 헤지 정책이 스트레스 국면 시장 동학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임을 보여 줬다. 주식 펀드 투자자·매니저의 근시안적·반응적 추격 행태가 달러와 주식의 동시 손실에 노출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