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KIF) 김석기·이보미 선임연구위원이 2026년 4월 11일 자 금융브리프 35권 8호 현안분석에서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에 적용되는 바젤(Basel) 건전성 규제가 자본 운용 효율성을 구조적으로 저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권사는 자본시장법상 순자본비율(Net Capital Ratio, NCR)을 공통 적용받지만, 은행지주 소속 증권사만 추가로 지주 연결 기준 BIS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해야 한다. 데이터로 본 결과는 명확하다 — 2017년 초대형 IB 제도 도입 이후 두 그룹은 함께 확장했지만, 2022년 금리 급등·환율 상승 이후 은행지주 계열만 총위험액 증가세가 둔화됐다. 같은 위험 부담 대비 영업이익도 낮다. KIF는 '글로벌 정합성 유지' 대전제 아래, 국내 특수성에서 비롯된 3대 과잉 자본 부담을 짚었다 — (1) 투자자 예탁금 100조 원 초과의 증권금융 의무 예치(바젤상 위험가중치 20%·NCR은 0%), (2) K-IFRS 기준 연결펀드 비지배지분(LP 자금)이 GP 증권사의 위험가중자산 100% 인식, (3) 셀다운 매입 확약(sell-down underwriting commitment)의 법적 효력 불확실으로 위험가중자산 100% 가산. 결론은 '생산적 금융 공급'과 '금융 시스템 안정'을 동시에 달성하려면 글로벌 기준 정합성을 유지하되 국내 현실을 반영한 '실효적 규제 정교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KIF)이 2026년 4월 11일 자 '금융브리프 35권 8호' 현안분석으로 게재한 보고서. 김석기·이보미 두 선임연구위원이 공동 집필했고, 부제는 '금융그룹의 건전성 규제 개선 과제 — 증권 계열사를 중심으로'다.
핵심 메시지는 한 줄로 요약된다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바젤(Basel) 건전성 규제는 '대형 은행'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기 때문에, 한국에서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에 그대로 적용되면 자본시장과 실물경제를 잇는 '생산적 금융 공급' 기능을 구조적으로 제약한다.
모든 증권사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순자본비율(Net Capital Ratio, NCR) 규제를 공통적으로 적용받는다. 그러나 소속 집단에 따라 추가 자본 규제가 다르게 부과된다.
| 소속 그룹 | 추가 규제 |
|---|---|
| 금융지주회사 계열 | 이중레버리지 규제(자회사 출자 총액 ≤ 자기자본 130%) |
| 은행지주 계열 | 이중레버리지 + 바젤 BIS 자기자본비율(지주 연결 기준) |
| 금융복합기업집단 | 통합자본적정성 규제(가공자본 제거, 100% 이상) |
| 비은행지주 계열 | NCR + 이중레버리지 |
바젤 III는 위험가중치(Risk-Weighted Assets, RWA)를 엄격히 산출해 기업 신용공여 시 자본 부담을 가중시킨다. 따라서 다른 자본 규제는 영향력이 크지 않고 바젤 규제가 실질적 구속 조건으로 작동한다. 비은행지주·금융복합기업집단 소속 증권사는 바젤 수준의 건전성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자본 운용이 가능하다.
역사적 배경은 글로벌 금융위기다. 1933년 미국 글래스-스티걸법(Glass-Steagall Act)으로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이 분리됐다가, 1999년 그램-리치-블라일리법(Gramm-Leach-Bliley Act)으로 금융지주회사(Financial Holding Company, FHC) 형태로 묶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위기 직전 미국 5대 독립 투자은행(리먼·베어스턴스·메릴린치·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은 상업은행을 보유하지 않아 연준 감독을 피했고, 이 '느슨한 규제'가 위기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위기 이후 살아남은 대형 투자은행은 모두 FHC 형태로 전환해 연준의 바젤 규제를 받게 됐다. 유럽도 연결 자산 300억 유로 이상 투자회사를 신용 기관(credit institution)으로 분류해 바젤이 반영된 유럽 건전성 규정(Capital Requirement Regulation, CRR)을 적용한다.
실제로 그룹별 데이터를 비교하면 차이가 명확하다.
2017년 초대형 IB 제도(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증권사 대상 발행어음 업무 허용)가 도입된 이후 두 그룹 모두 총위험액과 영업용순자본이 빠르게 증가했지만, 2022년을 기점으로 분기됐다. 금리 급등으로 보유 채권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해 자본이 축소되고, 환율 상승으로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하면서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는 BIS비율 관리를 위해 위험자산 축소 압박에 직면했다.
2022~2025년 그룹별 총위험액-영업이익 분포를 보면 — 비은행지주·금융복합기업집단 계열은 총위험액 6조 원 이상, 영업이익 2조 원 초과 관측치까지 확인된다. 반면 은행지주 계열은 총위험액 4조 원 이하에 관측치 대부분이 밀집되어 있어 리스크 확대에 구조적 제약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같은 총위험액 수준에서도 은행지주 계열의 영업이익이 전반적으로 낮다.
KIF는 글로벌 보편성을 지향하는 바젤 규제가 한국 금융 환경의 특수성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해 '실질 리스크 대비 과도한 자본 적립 부담'을 야기하는 구체 사례 셋을 짚었다.
자본시장법 제74조에 따라 투자자 예탁금은 한국증권금융에 의무 예치된다. NCR 규제에서는 위험액 미산정(위험가중치 0%)이지만, 바젤 규제하에서는 '공적 금융기관에 대한 익스포져'로 분류되어 위험가중치 20% 적용. 최근 증시 활황으로 예탁금 규모가 100조 원을 상회하면서 자본 부담이 급증했다.
증권사로서는 예탁금이 '파산과 절연된 고객 자산'인데도 자본 적립이 요구되는 구조다. 미국은 중앙화된 수취 기관 없이 상업은행 내 '고객 전용 특별 예치 계좌(Special Reserve Bank Account for the Exclusive Benefit of Customers)'로 처리해 국채로 운용하면 위험가중치 0%가 적용된다. 대안: 도산 절연 명문화·신탁 계좌 전환 + 기초자산접근법(Look-Through Approach).
K-IFRS 회계기준상 증권사가 GP인 펀드는 비교적 흔히 연결재무제표에 들어간다. 바젤 규제는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실제 위험 부담자가 외부 LP인 비지배지분(LP 자금)도 GP 증권사의 위험가중자산으로 100% 인식된다. NCR은 연결 펀드라도 증권사 투자 지분에 대해서만 리스크를 측정한다.
미국 GAAP은 LP의 해임권(Kick-out Rights)이 있으면 GP를 단순 대리인으로 보아 펀드를 연결하지 않는다(ASU 810-10-25-1A). 같은 IFRS를 쓰는 유럽은 연결되더라도 위험가중자산 계산 시 지분 비례로만 인식하는 예외 규정(CRR Article 18)을 둔다. 다만 '대체 지원 위험(step-in risk)'이 있으면 전부 연결.
다만 KIF는 유럽 규정을 그대로 가져와도 한국에 적용 시 '비지배지분 배제'가 확실치 않다고 본다. 최근 해외 부동산 펀드 EOD(기한이익상실) 위기 시 GP인 증권사가 평판 리스크 관리를 위해 법적 책임 범위를 넘어 배상한 사례, 대법원 2023다226170 판결에서 GP의 LP에 대한 직접 손해배상 책임을 넓게 인정한 사례 등이 '대체 지원 위험'을 시사한다. 따라서 '전액 포함/전액 제외'가 아닌 — GP의 자발적 손실 부담 사례·판례상 배상 리스크·계약상 대체 지원 조건 등 실증적 데이터로 펀드별 GP 실질 위험 노출을 정량화해 비례 적립하는 방안이 합리적.
증권사는 단기 재매각(Sell-down) 목적으로 주식을 대량 보유할 수 있다. 주식은 변동성이 커서 바젤 규정의 위험가중치 250~400%가 부과된다. 투자은행 거래 특성상 증권사는 인수 전 매입 확약(underwriting commitment)을 통해 매수자를 확정해 무위험 중개를 실현하려 하지만, 셀다운 계약 체결과 실제 이행 사이 시차는 필연.
현행 바젤 규제는 '일방적 계약 취소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는 한'(은행업감독업무 시행세칙 별표 3.88.(3)) 매입 확약분도 위험가중자산에 포함하도록 한다. 결과적으로 중개 과정에서 가용 자본이 과도하게 점유된다. 보수적 접근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타당한 면이 있지만, 매입 확약이 충분한 법적 강제력을 갖춰 리스크를 실질적으로 줄여준다면 — 예컨대 계약 파기 시 매수자가 부담하는 위약금 규모 등 정량화 가능한 부분은 위험가중자산에서 차감 검토.
KIF는 결론에서 두 가치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고 본다. '국제적 기준 준수'라는 대전제 아래, 국내 현실을 반영한 '실효적 규제 정교화'가 병행될 때 —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의 자본 최적화를 통한 실물경제 성장 지원과 금융 시스템 안정이라는 두 가치를 함께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본 경직성은 증권사의 능동적 위험 인수 역량을 제약하고, 결국 혁신 산업에 대한 자본 공급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규제 부담 최적화'는 단순 업계 민원이 아니라 거시경제적 자본 배분 효율성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KIF 금융브리프 35권 8호 현안분석 '금융그룹의 건전성 규제 개선 과제 — 증권 계열사를 중심으로' (김석기·이보미 선임연구위원, 2026-04-11)
KIF 진단: 엄격한 바젤 건전성 규제는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의 자본 운용 효율성을 상대적으로 저해 — 자본시장과 실물경제를 잇는 '생산적 금융 공급' 기능과 충돌
국내 규제 구조 — 모든 증권사는 NCR(순자본비율) 공통 적용. 은행지주 계열만 추가로 '지주 연결 기준 BIS 자기자본비율' 유지 의무
데이터 — 2022년 이후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만 총위험액 증가세 둔화. 비은행지주·금융복합기업집단 계열은 총위험액 6조 원·영업이익 2조 원 초과까지 확대
과잉 부담 ① 투자자 예탁금 — NCR은 위험가중치 0%, 바젤은 '공적 금융기관 익스포져'로 20% 적용. 예탁금 규모 100조 원 초과로 자본 부담 급증
미국 비교 — 증권사가 상업은행 내 '고객 전용 특별 예치 계좌(Special Reserve Bank Account)'에 예치 후 국채 운용 시 수탁 처리되어 위험가중치 0%
과잉 부담 ② K-IFRS 연결펀드 비지배지분 — 외부 LP 자금이 실제 위험 부담자임에도 GP 증권사의 위험가중자산으로 100% 인식. NCR은 증권사 투자 지분만 측정
유럽 CRR Article 18 — IFRS 연결되더라도 GP 펀드는 자산 100% 인식 X, 지분 비례로 위험가중자산 포함. 단 '대체 지원 위험(step-in risk)' 있으면 전부 연결
대법원 2023다226170 판결 — GP는 PEF 모집 단계 설명의무를 넘어, 투자자의 LP 지위 취득 후에도 중요 사항에 대해 정확한 정보제공 의무 지속 → GP의 LP 직접 손해배상 책임 광범위 인정
과잉 부담 ③ 매입 확약(셀다운) — 주식 위험가중치 250~400%. 일방적 계약 취소 불가능 입증 안 되면 매입 확약분도 위험가중자산 포함 → 중개 과정에서 가용 자본 과도 점유
KIF 결론: 글로벌 규제 정합성 유지 + 국내 현실 반영한 '실효적 규제 정교화' 병행 → 자본 최적화로 실물경제 성장 지원과 금융 시스템 안정 동시 추구 가능